축구장 크기 2배 정도의 공장 준공
400kW급 초급속 충전기 V2 생산
테슬라보다 충전시간 2배 빨라
2025년 점유율 30%·연매출 1조
오승준 SK시그넷 미국법인장(오른쪽)이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위치한 SK시그넷 텍사스 공장에서 자사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V2로 기아 EV6를 충전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홍창기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플레이노(미국)=홍창기 특파원】 5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플레이노시에 위치한 SK시그넷 공장.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존 먼스 플레이노 시장과 오승준 SK시그넷 미국법인장이 단일포트에서 최대 400kW까지 출력이 가능한 SK시그넷의 초급속 충전기 'V2'를 각각 포드 F150과 기아 EV6에 꼽았다. V2가 EV6를 완충(80% 이상 충전)시키는 데 걸린 시간은 14분 49초면 충분했다. 완충 표시가 V2 디스플레이에 뜨자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쏟아냈다. SK가 미국에서 40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생산하는 걸 알리는 순간이었다.
■ 초급속 충전기 미국 시장 1위 굳건
SK시그넷은 SK㈜가 지난 2021년 약 29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다. 현재까지 약 2500기 이상의 초급속 충전기를 미국에 구축, 미국 내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시장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미국 내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오는 2025년까지 30% 점유율을 목표로 미국 초급속 충전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공장 준공식 시연에 사용된 SK시그넷의 V2의 600kW 용량의 파워캐비넷(전력변환장치)은 1기당 최대 400kW까지 출력이 가능한 디스펜서(충전기) 2대로 구성돼 있다. 4대까지 동시에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V2는 올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전자박람회인 CES 2023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최초의 400kW급 초급속 충전기로 가장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 V2 제품으로 아이오닉5을 완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5분. 테슬라의 수퍼차저(전기차 충전기)가 주로 150kW급의 고속 충전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충전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테슬라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가장 많은 1만2995대의 충전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150kW를 초과하는 급속 충전기 시장에서는 SK시그넷이 1604대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시그넷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총 부지 5만727㎡(1만5345평)에 축구장(7140㎡) 크기 2배 정도의 건물 면적 1만2694㎡(3840평) 규모인 텍사스 공장에서 V2를 7월부터 생산·판매할 예정이다. SK시그넷 국내 공장의 연간 생산 가능 대수는 1만기 안팎인데 텍사스 공장이 준공되면서 SK시그넷의 생산 규모는 연간 2만기까지 늘어난다.
■ 2025년 매출 1조 자신
SK시그넷은 미국내 충전기 생산으로 바이든 정부의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특별법(NEVI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V2를 더 빠르게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내 생산 제품에 혜택을 주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규정도 적용받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아서디리틀(ADL)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억달러에서 2025년 32억달러로 100%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같은 기간 SK시그넷이 주력하고 있는 초급속(450kW)과 급속(150㎾) 충전기 시장 규모도 8억달러에서 13억 달러 수준으로 62%나 급증한다.
신 대표가 "오는 2025년까지 연간 매출 1조원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준공식에 참석한 유정준 SK그룹 부회장(북미대외협력 총괄)은 "미국에 대한 SK의 최신 투자는 청정 에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SK는 중요 기술과 인프라를 통해 텍사스가 전기차 관련 산업의 중심지로 전환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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