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애플 9년 만에 혼합현실 헤드셋 공개… "향후 AI 접목 관건"

팀 쿡 "공간 컴퓨팅 시대 열릴 것"
비전 프로 내년 본격 판매 돌입
업계 MR·XR 시장 확장 신호탄
일각선 "디바이스 자체론 부족"
AI 기능 탑재로 소비자 설득해야

애플 9년 만에 혼합현실 헤드셋 공개… "향후 AI 접목 관건"
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공개돼 참석자들이 이를 사진에 담고 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로 디지털 콘텐츠가 물리적 공간에 있는 것처럼 상호 작용하고, 사용자의 눈동자와 손, 목소리로 이를 조종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AP뉴시스
애플이 9년 만에 새로운 야심작인 혼합현실(MR) 헤드셋 '애플 비전 프로(비전프로)'를 공개하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3차원(3D) 입체감을 기반으로 PC, 모바일, 게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하며, 헤드셋 외 다른 디바이스 필요없이 눈, 손, 목소리만으로 가상경험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이 접목해야 디바이스 매력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초당 약 32조회의 연산이 가능한 반도체 칩 'M2 울트라'도 선보였다.

■눈에 쓰는 PC…눈·손·입으로 통제

애플은 5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행사인 WWDC 2023에서 베일에 쌓였던 MR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했다. 가격은 3499달러(약 457만원)로 기존 예상보다 더 높게 책정됐으며, 내년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다. 애플은 비전프로를 '새로운 컴퓨팅 시대'에 비유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맥이 개인 컴퓨터를,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비전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전프로는 기존 PC(맥)와 모바일(아이폰)에서 제공하던 기능과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한다. 음성·영상통화 및 촬영, 영화·유튜브 등 영상시청, 게임 등이다.

애플은 또 MR용 운영체제(OS) '비전OS'를 새롭게 개발, 적용했다. 비전OS 내 가상키보드 등이 탑재돼 업무도 지원한다. 사용자는 모든 기능을 음성, 손동작, 시선을 통해 통제할 수 있다. 지금까지 헤드셋 중에선 없던 작동 방식이다. 타인이 사용자에게 접근하면 디스플레이가 투명해져 서로의 눈을 볼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시나리오도 뒷받침한다.

■"AI 더해야 진짜 차세대 디바이스"

업계는 비전프로가 MR·XR헤드셋 시장 확장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AI 기술 접목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AI기반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접목됐을 때 높은 가격을 상쇄하는 차세대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설명이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TF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MR 디바이스의 공간 컴퓨팅 비전, 디자인 혁신은 선보였지만, 비전프로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며 "반대로 챗GPT와 AIGC(AI 기반 콘텐츠)가 조만간 일상을 바꿀 것이라는 데 더 납득이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MR 헤드셋의 성공 요소는 AI와 얼마나 조화할 수 있는지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애플은 이날 한층 빨라진 CPU(중앙처리장치)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확장된 통합 메모리 지원으로 맥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반도체 칩 'M2 울트라'를 선보였다. M1 울트라 보다 CPU는 최대 1.5배, GPU도 3배 성능을 강화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