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동남권 빼곤 모두 하락
도봉·동작 -0.09% 등 하락폭 깊어
신규 vs 갱신계약 1억 이상 차이도
2년전 비교땐 1~2억 급락 수두룩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준공 30년이 넘은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서울에서 구축아파트가 역전세난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주시기 20~30년차 이상의 아파트들의 전셋값 낙폭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어서다. 전세계약 기간인 2년전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도 서울지역 역전세난 여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지역별 전셋값 온도차 뚜렷
6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도 아파트 주간단위 전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주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8% 하락한 것을 비롯해 수도권(-0.04%)과 지방(-0.12%)도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평균적으로 0.01%로 상승 전환했지만 지역별로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5월22일 기준으로 서울 권역별 전세가격 변동률은 강남3구가 속한 동남권을 제외하고는 서울 도심권과 동북권, 서북권, 서남권 모두 하락했다.
부동산R114의 서울 주요 지역별 전세가격 변동률 기준으로도 도봉구와 동작구가 각각 0.09%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포(-0.07%), 구로(-0.05%) 등의 하락폭도 깊어졌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도 구축 아파트의 낙폭이 커지고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 등에 따르면 도봉구의 현대1차 아파트 70.3㎡는 지난달 2억4000만원에 신규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같은달 동일 단지 갱신계약의 경우 3억8100만원에 계약해 신규와 갱신 계약의 전세가격은 무려 1억410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갱신계약의 경우 통상적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가격이 내려간 셈이다.
2년전인 지난 2021년 6월 전세가격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이 아파트의 2021년 6월 신규로 체결한 전세가격은 3억6000만원이다. 같은해 4월에도 3억원, 2억4500만원에 각각 계약됐다. 올해 5월 신규 계약(2억4000만원)은 이보다 낮은 금액이다.
도봉구의 금호 1차 54.48㎡ 역시 올해 4월과 5월에 2억원에 계약됐지만, 2년전인 2021년 5월 3억원과 비교하면 1억원이나 떨어졌다.
■ 2년새 전셋값 30%이상 급락 수두룩
동작구 역시 이 같은 상황은 마찬가지다. 동작구 대림아파트 84.91㎡가 지난달과 이달 5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21년 5월과 6월에는 최고 7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된 것에 비하면 2년새 무려 2억7000만원(35.0%)이나 빠진 금액이다. 도봉구와 동작구의 이들 아파트는 모두 1990년에 준공된 구축아파트다.
마포와 구로 지역에서도 이 같은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1991년에 준공된 마포구 우성아파트 79.97㎡가 올해 5월 3억9900만원과 4억8500만원에 거래됐지만, 2년전인 2021년 5월에는 최고 6억원, 6월에는 5억9000만원까지 거래됐다. 1992년에 건축된 구로 현대아파트 63.98㎡도 올해 5월 최고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2년전인 2021년 5월에는 최고가가 4억1000만원으로 더 높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구축 위주로 가격이 내렸다. 도봉은 쌍문동 현대1차, 방학동 대상타운현대가 500만원~1000만원 내리고 동작은 대방동 대림, 대방신일해피트리가 500~2000만원 하향 조정됐다"며 "신도시는 판교(-0.06%), 평촌(-0.03%), 일산(-0.01%) 등이 하락하고, 경기·인천은 고양(-0.05%), 안성(-0.05%), 남양주(-0.03%) 등이 떨어지는 등 하반기 역전세난 심화 우려가 커졌다"며 "정부가 보증금 반환 목적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푸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가계부채 증가 부담을 고려해 요건을 제한하거나, 한시적인 완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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