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포니 정신' 강조한 정의선 "미래 모빌리티 향해 진보할 것" ['포니의 시간'에 담긴 현대차 비전]

'포니의 시간' 전시회 개막
주요 임원 참석해 전략회의 방불
포니 개발·양산 주역들도 총출동
창업주 '인본주의 정신' 되짚어

'포니 정신' 강조한 정의선 "미래 모빌리티 향해 진보할 것" ['포니의 시간'에 담긴 현대차 비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 전시 오프닝 겸 리트레이스 시리즈 출간 기념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니라는 독자모델을 개발하면서 축적된 정신적·경험적 자산이 오늘날의 현대자동차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정주영 선대 회장님의 인본주의 철학, 정몽구 명예회장님이 품질과 기본을 강조하신 것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통해 사람을 향한 진보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포니의 시간' 전시 사전행사장. 행사 주최자로서 마이크를 잡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포니 헤리티지(유산) 전략을 차분하지만 분명한 말투로 소개했다.

'포니의 시간'은 지난 5월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현대 리유니온' 이후 두 번째이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현대차의 헤리티지 프로젝트다. 현장은 정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부사장 등 주요 임원들이 일제히 참석해 경영전략회의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특히 정 회장의 가족들도 행사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파라과이 대리점, 영국 딜러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정주영·정세영·정몽구 외친 정의선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정 회장은 "챗GPT와 인공지능(AI)이 화두가 되고 있고, 로보틱스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존재 이유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됐다"며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우리의 과거 여정을 살펴보고, 무엇이 오늘날의 현대차를 만들었는지를 돌이켜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도로는 인체의 혈관, 자동차는 혈액에 비유하시던 할아버지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정주영 창업주와 정세영 전 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을 언급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창업주이자 할아버지인 정주영 선대 회장께서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에 도로를 재건했다"며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던 현대차는 오늘날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해 미래항공모빌리티를 통해 하늘에 새로운 길을 만들고, 사람의 움직임을 편리하게 보조해주는 로보틱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변화의 시작은 포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포니를 기반으로 자동차 사업을 본격 확장한 현대차그룹은 작년 685만대를 팔아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의 완성차 업체로 성장했다.

그는 "불과 반세기 전 대한민국의 첫 독자모델 포니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자동차산업으로 국가의 공업 기반을 다지면 훗날 비행기 등 첨단기술 영역에서도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예견하신 창업주의 혜안과 모든 열정을 쏟아 꿈을 실현시킨 과거 선배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뇌명 전 해외사업본부장, 이수일 전 기술연구소장 등 과거 포니를 개발하고 양산한 주역들도 함께했다. 정 회장은 행사가 끝나고 이들과 환담을 나누며 감사의 인사를 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에 이어 기아의 헤리티지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아는) 삼륜차도 있었고 브리사도 있었다. (구체적인 일정 등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오는 8월까지 '포니의 시간' 전시

'포니의 시간'은 9일부터 8월 6일까지 약 60일간 일반에 공개된다. 5층에서 시작되는 전시의 첫 도입부에는 포니 탄생 당시 시대적 배경인 1970년대와 1980년대 수집된 수집품과 당시를 재해석한 영상, 음악, 회화 작품을 선보여 관람객이 당시 시대상황을 생동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4층에는 포니의 탄생부터 전 세계로 수출을 시작할 당시의 다양한 사료들을 전시했고, 3층에는 지난달 현대 리유니온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모델을 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인 2층은 많은 국민의 추억 속에 함께했던 포니의 다양한 순간을 담은 이미지와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 정주영 선대 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여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출간물 '리트레이스 시리즈(RETRACE Series)'를 선보였다. 이번에 발간된 리트레이스 시리즈는 그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포니의 개발과 관련된 사료를 충실히 담은 '리트레이스 컬렉션'과 마이카 시대를 연 포니를 통해 소유라는 주제를 다각도로 풀어낸 '리트레이스 매거진' 등 두 가지 유형의 출판물로 구성돼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