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 열풍에 따라 최근 매출이 급상승한 전통약과 / 사진=뉴스1
MZ세대들 사이에서 이른바 '할매니얼 입맛'을 저격한 간식이 인기라고 한다. 명절날 제삿상에나 오르던 약과에 달달한 쿠키를 접목한 약과쿠키나 얇게 구운 찹쌀 반죽 사이에 팥소를 넣어 만든 모나카, 몸에 좋은 인절미나 흑임자를 듬뿍 얹은 옛날 빙수 같은 것들이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의 '밀레니얼'을 합성한 신조어다. 이 용어는 이미 2~3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유행을 타기 시작했는데, 그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일종의 초코파이 인절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찰 초코파이'(오리온), 옛날 빙과에 쑥을 첨가한 '비비빅 더 프라임 쑥'(빙그레), 인절미를 넣은 와플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와와떡(배스킨라빈스) 같은 것들이 최근 시장에 나온 할매니얼 제품들이다. 또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카페에서도 흑임자 아보가토, 순두부 아이스크림, 인절미 크로플, 쑥 크림 라떼 같은 디저트 메뉴들이 잘 팔린다.
할매니얼 입맛의 유행은 건강을 챙기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트렌드 전문가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미 지난 2021년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헬시 플레저가 대유행 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역병의 시대에 건강은 모두의 화두"라면서다.
할매니얼 감성이 담긴 그래니 룩 / 사진=게티이미지
할매니얼 트렌드는 패션이나 인테리어 쪽에서도 유행을 타고 있다. 빈티지 풍의 긴 치마나 꽃무늬 니트 카디건을 매치해 입는 이른바 '할미 룩(Granny Look)'이 그런 경우다.
이미 안방에서는 모습을 감춘 자개장이나 낡은 장식장, 촌스러운 꽃무늬 벽지 등이 주요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활용되는 것도 할매니얼 트렌드와 연관이 있다.
옛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이런 뉴트로 라이프스타일은 전 세계적인 경향인 듯하다. 해외에서는 할머니를 의미하는 '그래니(Granny)'와 멋을 뜻하는 '시크(Chic)'가 결합된 '그래니 시크(Granny Chic)', 할머니(Grandmother)와 밀레니얼이 합쳐진 '그랜드 밀레니얼' 같은 용어들이 자주 쓰인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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