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달 초에 5박 일정 가족 여행으로 일본 후쿠오카와 근교 도시를 다녀왔다. 이치란 라멘, 대창 전골 등 미식으로 유명한 후쿠오카에서 3일을 보냈다. 료칸과 온천의 도시 유후인에서도 1일, 만화 '진격의 거인'의 작가 고향인 히타에서도 하루를 묵었다. 7가지 특색 있는 온천을 모아놓은 벳푸의 지옥 온천, 일본의 전통 요괴인 '갓파'를 닮은 철도 역사가 있는 다누시마루도 매력적이었다.
5일 동안 최대한 많이 보고, 돌아다녔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여행 일정 중에 포함되지 않았던 후쿠오카 근교의 고양이섬 아이노시마나 일본의 베네치아라는 별명을 가진 야나가와에 가기 위해서라도 다음 번에 이곳을 또 찾을 것 같다.
앤데믹이 본격화된 올해는 전세계 관광청과 항공사, 지자체 등이 외국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제2의 두바이를 꿈꾸며 금융과 관관업에 올인하고 있는 중동 국가들이 눈에 띈다.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는 물론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다. 문화부 소속으로 여행 담당기자였던 올해 초에는 사우디아라바이아의 작은 동네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행사를 홍보하는 보도자료까지 이메일로 받아볼 정도였다. 우리나라도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K 컬처(콘텐츠)'와 'K 관광'을 앞세워 2027년까지 3000만 외국인 관광객을 맞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한 나라, 한 도시를 찾아오게 만들고 더 나아가 한 번 찾은 곳을 다시 오게 만드는 힘은 단순히 '행정'의 역할로는 부족하다. 일례로 국내 한 지역 축제에서 전통 과자 한 봉지를 7만원에 팔아 논란이 됐던 사건을 들 수 있다.
또 외식업계의 유재석이라 불리는 백종원의 이름을 달았다가 어설픈 운영으로 이름을 내린 한 국밥 거리 사건도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K 팝 팬인 외국인이 K 팝 가수를 보러 한국을 찾았는데 콘서트는 좋았지만 이후의 여행 코스에서크게 실망했다"며 "K 팝과 상관없는 역사 기행 등 뜬금없는 상품을 끼워 놓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제도를 설계하는 정책의 힘과 이를 실행하는 현업자의 노력, 손님을 맞는 지역 주민 등 모두가 나서야 할 문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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