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이 대출규제가 풀리고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자 거래량이 회복되며 매매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이른바 부동산 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말에 힘이 실리고 있다.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뉴스1
오는 7월부터 부동산 시세조작을 막기 위해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기 여부 표기를 시작한다. 실거래를 신고한 후 다시 취소해 호가를 올리는 '실거래가 띄우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아파트 정보에 매매 완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등기 여부를 시범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이후 아파트 외 주택으로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집값을 올릴 목적으로 최고가에 허위거래하고, 인근 단지 또는 같은 단지에서 최고가에 맞춰 상승거래가 이뤄지면 기존 거래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호가를 띄우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실거래를 띄우기 위한 허위거래는 계약 후 실거래가 신고 후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는 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실거래가는 부동산 계약일 이후 3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어 계약서만 쓴 상태에서 올리면 된다.
반면 등기는 잔금을 치른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해야 한다.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진행돼야 '진짜 거래'라고 볼 수 있다. 등기 표기만으로는 정당한 사유로 이뤄진 계약취소와 '집값 띄우기용' 의심거래를 완벽하게 가려내기 어려울 수 있지만, 경각심을 갖고 가격판단에 나설 수 있다.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한두 건의 계약이 시세를 좌우하는 상황이 되면 가격방어 목적의 신고가가 이어진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토부는 현재 '집값 띄우기' 의심사례 1000여건을 선별해 조사하고 있다. 이달까지 조사를 마친 뒤 7월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보강작업의 일환으로 아파트 동별 실거래가까지 공개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평형·층·거래유형(직거래 또는 중개거래), 계약일이 공개된다.
층별·동별 실거래가가 함께 공개되면 거래주택이 특정될 수 있다는 우려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심의 후 층별 실거래가 공개 여부가 결정된다.
개인정보보호위는 지난 3월 심의 안건으로 '부동산 실거래 정보 공개 확대를 위한 법령 해석 요청에 관한 건'을 올려놓은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 등기시스템과 연동돼 잘 돌아가는지 확인한 뒤 개인정보보호위 심의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하반기 중 동별 실거래가 공개와 관련한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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