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현대건설 층간소음 연구소 ‘H사일런트 랩’ 가보니 [현장르포]

"소리보다 진동 제어가 핵심"
‘층간소음 잡기’ 기술개발 한창
실증주택서 각 등급 완충재 테스트
"1등급, 소음 거의 안들리는 수준"
1등급 완충 기술 상용화에 구슬땀

현대건설 층간소음 연구소 ‘H사일런트 랩’ 가보니 [현장르포]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용인 기흥구에 위치한 H 사일런트 랩에서 현대건설 연구원들이 위층에서 공을 떨어뜨려서 발생하는 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층간 소음을 잡기 위해서는 소리보다 진동을 제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안계현 현대건설 상무는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연구소인 'H사일런트 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 기술연구단지내 문을 연 H사일런트 랩은 '층간소음 1등급' 전초기지이다. 현재 진동 제어로 층간소음 해법을 집중 연구중이다.

지난 12일 방문한 'H사일런트랩'의 외관은 마치 도심 속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연상케했다. 4층 규모의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아파트와 흡사한 총 7가구의 주택이 있었다. 주택은 모두 전용 59㎡의 방으로 이뤄져 있다. 주택 면적을 통일한 이유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층간 소음에서 가장 성능이 불리하게 나오는 평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사일런트 랩에선 현대건설의 1등급 바닥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반복적인 하중 시험으로 내구성 평가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삼성물산이 '래미안 고요安LAB(고요안랩)'을 개관한 데 이어 국내 두 번째 층간소음 전문 연구소다.

안 상무는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연구 배경에 대해 "2019년 감사원 감사때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법적 최소 기준인 4등급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듬해 5월부터 TF를 통해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했고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층간소음 3등급을 인정받고 현장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 인정기관이 실시한 바닥충격음 성능등급 평가에서 경량·중량충격음 모두 국내 건설사 최초로 1등급 인정서를 취득하며 기술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건물 2층과 3층에서 각각 다른 완충재를 둔 실증주택에 들어가 층간소음을 체험했다. 테스트는 완충재를 사이에 두고 위층에서 발생하는 사람의 발걸음을 아래층에서 직접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건물 2층에서는 현대건설의 1등급 완충재의 효과를 크게 체감할 수 있었다.

3등급 완충재 테스트 때는 일반 바닥과 비교했을 때에 비해 둔한 사람이면 냉장고 TV소리 등 생활 소음에 크게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였다.

반면 1등급 완충재 테스트 때는 참관자 대다수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세대로 자리를 옮겨 'PC 라멘조'로 구성된 방에 들어갔다. 'PC라멘조' 형식은 공간을 구분하는 벽체 없이 외부기둥과 보로 구성돼 자유로운 평면 구성과 공간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멘조로 구성된 방은 공간을 가로막는 벽이 없어 확 트여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현대건설은 이 방을 평형 'PC 라멘조'로 구성해 벽체의 조건에 따라 소음이 전파되는 특성을 연구하는 등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건물내 전시관에서는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연구 배경과 진행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 공간에서 기존 완충재 모형과 현대건설이 개발한 고성능 완충재인 'H사일런트 홈'을 직접 만져보며 비교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3등급 완충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1등급 완충 기술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