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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스코지회 민노총 탈퇴… 기업노조로 새출발

세차례 투표 끝에 금속노조 탈퇴
힌남노 피해때도 ‘지원 無’ 민노총
"노조원 권익향상 도움안돼" 판단
한은·GS·쌍용건설·롯데케미칼 등 기업 노조 민노총 탈퇴 이어져

포항 포스코지회 민노총 탈퇴… 기업노조로 새출발
포항지부 포스코지회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정식 탈퇴했다. 최근 민주노총이 개별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민간 기업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뚜렷하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항지부 포스코지회는 이날 고용노동부로부터 산별노조인 민주노총 금속노조에서 벗어나 기업노조로 전환됐다는 내용의 신고필증을 받았다. 앞으로 포항지부 포스코지회는 기업노조형태의 '포스코자주노동조합'으로 활동한다.

포항지부 포스코지회는 지난해 말부터 총 세 차례의 투표를 통해 금속노조 탈퇴를 추진해 왔지만 지난해 11월 진행된 두 차례의 투표는 절차 문제로 무효처리됐다.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이달 2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산별노조에서 기업노조로 조직 형태를 전환하는 것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대의원 투표를 통해 금속노조 탈퇴를 결정지었다"고 말했다.

포스코지회는 금속노조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함께 움직이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탈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지회 측은 지난해 조직형태 변경 투표에 앞서 "포스코지회는 포스코지회를 위해 일하고 포스코 직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금속노조는 포스코지회가 금속노조를 위해 일하고 금속노조를 위해 존재하기만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 피해도 결정타가 됐다. 작년 9월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사상초유의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금속노조 차원의 지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금속노조를 탈퇴해 기업노조로 전환한 포스코자주노동조합, 여전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광양지부 포스코지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인 포스코노조 등 세 축의 단체가 활동하게 된다.

포스코까지 가세하면서 최근 민간 기업 노조의 민주노총 산별노조 탈퇴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의 역할이 불분명하고 개별 기업 노조원들의 권익 향상 등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포스코, 한국은행, GS건설, 쌍용건설 등이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지난달에는 롯데케미칼 노조가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노조) 탈퇴를 의결한 바 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1980년대를 살았던 386세대에서 현재 노동시장의 주역들이 바뀌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이념적인 부분보다 실용적으로 얼마나 개별 기업 노조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따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별 기업들의 방향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민노총 탈퇴 현상은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yon@fnnews.com 홍요은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