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신용융자 운용 강화
해당 종목들도 신용거래 중단
지난 14일 주식시장에서 무더기 하한가 종목이 발생한 것과 관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을 부른 차액결제거래(CFD) 사태가 이번 급락의 '트리거(방아쇠)'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운용이 타이트해지면서 만기연장이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사태의 배후로 주목받는 인터넷 주식카페 운영자 A씨가 제기한 "대출중단이 폭락의 원인"이라는 주장에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15일 증권업계 관계자는 "CFD 사태 이후 증권사들의 신용융자나 투자심의 기준이 엄격해졌다"면서 "거래가 별로 없는 종목들이 강화된 유동성 기준 같은 것에 걸렸고, 결과적으로 만기연장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담보비율을 맞추거나 상환하기 위해 주식을 팔다 보니 매물이 매물을 불렀다는 시각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SG증권 사태 이후 신용융자를 보수적으로 운용해 왔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종목별 담보유지비율을 차등적용해 170%까지 높였고, 삼성증권은 이달 375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상향했다. 특히 그동안 별개로 운용됐던 CFD가 신용공여잔고에 정량적으로 포함되면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를 늘리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번에 하한가를 간 종목들에 대해 사전조치를 취했던 증권사들도 다수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15일부터 방림, 대한방직, 동일금속, 동일산업의 신용거래를 중단했고 17일에는 만호제강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4월 28일부터 동일산업·동일금속·방림·대한방직 등 4개 종목을, 만호제강은 5월 17일부터 신용거래를 제한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초 5개 종목을 모두 신용융자 불가종목으로 지정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SG증권 사태 이후 비슷한 흐름을 보이거나 여지를 보이는 종목들, 예를 들어 거래량이 평소에 적고 호재가 없는데 시가총액이 계속 올라가는 패턴을 보이는 종목들을 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특별한 호재 없이 거래량이 적은데 주가가 계속 상승하는 종목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A씨가 "SG증권 사태 이후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아 매물이 나왔고, 이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거래의 경우 만기가 도래하기 1개월 전에 미리 계약자들에게 연장이나 불가 여부를 통보한다"면서 "중간에 신용거래 불가종목으로 지정되더라도 이미 체결된 계약기간은 지켜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갑자기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아 매물이 쏟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개인과 계약을 하기 때문에 신용융자거래의 만기가 모두 다르고, 1개월가량 대비 기간을 주기 때문에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5개 종목의 신용융자를 중단했던 증권사들 역시 대응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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