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혁, 최근 10경기 21타수 9안타 0.429 불꽃타
18일 NC전에서는 대형홈런포 가동
리그에서 5홈런 타자 총 29명, 타석당 홈런은 변우혁이 1위
기아의 외야는 이우성, 소크라테스, 나성범이 유력
3루수는 류지혁, 1루수는 최원준 vs 변우혁 가능성 높아
군필의 고작 23세 내야수. 변우혁은 1루 자리 차지할 수 있을까
AG 대표 외야수 최원준의 포지션은?
홈런 세리머니 하는 변우혁 (광주=연합뉴스)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변우혁이 6회말에 솔로홈런을 치고 3루를 돌며 세리머니 하고 있다.
변우혁 시즌 5호 홈런 (광주=연합뉴스)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변우혁이 6회말에 솔로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최근 기아 타이거즈 타선은 무시무시하다. 지난 NC와의 주말 3연전에서 무려 27점을 득점했다. 경기당 9점씩을 득점한 셈이다. 상하위 타선이 고루 터졌다. 수비라면 몰라도 타격에서는 누구를 딱히 탓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아에서 서서히 용트림을 시작하는 선수가 한 명 있다. 잘만하면 소트라테스, 최형우, 이우성과 함께 중심타선을 이룰만한 선수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장타본능만 따지면 이들보다 더 나을지도 모른다. 바로 기아 타이거즈의 3루수겸 1루수 변우혁(23·기아 타이거즈)이다.
변우혁은 김범석 이전 고교 나무배트 홈런 신기록 보유자였다
북일고 시절 결승전에서 2루타를 때리고 포효하는 변우혁 (사진 = 전상일)
변우혁은 이마트배 우승 이전 마지막으로 북일고의 결승진출을 이끌었던 선수였다. 북일고는 5년전 봉황대기에서 대구고에게 아쉽게 패하며 우승컵을 넘겨줬다. 그때 당시 고승민(롯데)과 변우혁이 북일고의 3,4번을 책임졌다. 당시 대구고의 선발 투수는 이승민(삼성). 하지만 변우혁은 이승민에게 2개의 2루타와 타점을 뽑아내며 장타 본능을 과시했다. 그해에만 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김범석(LG)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깨지지 않았던 나무배트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그리고 한화 이글스에 1차지명으로 입단했다.
하지만 변우혁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오히려 2차 지명으로 입단한 노시환에게 더 기대가 컸다. 계약금도 노시환이 더 많이 받았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스윙 메커니즘이 간결하지 못하다는 것. 힘은 좋지만, 저런 스윙으로는 1군의 변화구를 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당시 북일고 이종호 감독도 변우혁보다는 후배 박찬혁을 더 높게 평가했다.
'노시환이라는 거대한 벽' 한화에서 기회 받지 못한 변우혁, 기아는 기회의 땅이었다
원태인에게 자신의 통산 첫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있는 변우혁 (사진 = 기아 타이거즈)
변우혁은 한화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다.한화는 상대적으로 좌타보다는 우타가 많은 팀이었고, 같은 포지션에 노시환이 있었다. 또한, 정민규가 1차지명 되면서 노시환과 툴이 겹쳤다. 한화 입장에서 크게 미련을 두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아에서 변우혁은 비상을 시작했다. 변우혁은 6월 펼쳐진 경기에서 24타석 21타수 9안타 0.429 1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에이스 곽빈(두산)에게도 안타를 뽑아내는 등 특급 투수를 상대로도 제 역할을 했다. OPS도 0.685로 계속 오르고 있는 중이다.
거대한 벽같았던 노시환은 변우혁의 성장을 가로막는 벽 같은 존재였다. 그런 의미에서 기아는 변우혁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사진 = 한화이글스)
현재 리그에서 5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는 변우혁을 포함해 총 29명이다. 그런데 그 중 변우혁보다 타석이 적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변우혁은 123타석을 부여받은데 반해, 대부분의 선수가 200타석을 넘어가고 300타석에 육박하는 선수도 있다. 타석당 홈런수가 압도적이라는 의미다.
임팩트도 크다. 특히, 원태인(삼성)에게 때려낸 만루 홈런은 기아의 상승세를 이끄는 순도 만점짜리 홈런이었다. 무엇보다 제한된 기회에서 이정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칭찬할만하다.
1루는 변우혁이 가장 유리하다. AG 국대 외야수 최원준의 장점은 1루가 아닌 외야에서 빛난다
류지혁은 올 시즌 풀타임 3루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최원준이나 변우혁이 류지혁을 넘기는 쉽지 않다 (사진 = 연합뉴스)
최원준은 전역 이후 키움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NC전에서는 13타수 2안타로 많이 아쉬웠다. (사진 = 기아타이거즈)
사실 현 시점에서 변우혁이 류지혁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류지혁은 올 시즌 풀타임 출장을 하며 3할이 가까운 타율과 0.709의 OPS를 보유한 선수다. 무엇보다 우투 좌타의 3루수이고, 수비에서도 크게 흠이 없다. 변우혁이 넘어서기에는 버겁다. 하지만 1루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변우혁은 3루수 출신이다. 1루 수비는 크게 무리가 없다. 거기에 신장도 크다. 무엇보다 거포다. 1루수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이 장타력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팀내 최고 장타능력을 보유한 변우혁의 가치는 높다.
최원준은 국가대표 외야수다. 그의 장점은 내야가 아닌 외야가 빛난다 (사진 = 뉴시스)
그런 의미에서 이번 3연전에서 변우혁은 일단 최원준과의 1루 경쟁에서는 반 걸음 정도는 앞서갔다고 볼 수 있다. 최원준은 이번 NC와의 3연전에서 13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반면, 변우혁은 7타수 4안타 1홈런으로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
사실, 최원준의 장점은 1루보다는 외야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1루보다는 외야에서 그의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AG에 선발된 것 또한 1루수가 아닌 외야수였다. 그가 1루수를 소화하는 것은 타격의 극대화를 위한 팀 사정에 의한 것이었을 뿐이다.
이우성의 비상으로 한 남자의 외야 구상은 틀이 나왔다. 1루를 수성해야 변우혁이 산다
변우혁과 최원준 둘 중에 한 명이 1루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승자는? 그리고 최원준의 포지션은 외야? 내야? (사진 = 연합뉴스)
변우혁은 자신에게 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까 (사진 = 연합뉴스)
김종국 감독이 구상하는 외야는 현 시점에서 어느정도 경쟁이 마무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우성, 소크라테스, 나성범이다. 규정타석 진입을 눈앞에 둔 이우성은 급기야 중심타선에 진입하며 외야 한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그렇다면 류지혁, 최원준, 변우혁이 갈 수 있는 자리는 3루와 1루 뿐인데 3루는 류지혁, 1루는 변우혁이 가장 유리하다. 이렇게되다보니 마음이 급한 것은 최원준이다. 자칫하면 자리를 빼앗길 지도 모른다. 오히려 많은 팬들은 최원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외야에서 경쟁 해야한다고 말한다.
변우혁은 오랜 기간 돌아왔다. 1차지명을 받고 군대를 다녀와서 이제 겨우 23살이다.
앞날이 창창하다. 그리고 변우혁은 처절한 경쟁 끝에 경쟁의 기회를 잡았다. 과연 변우혁은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것인가.
그리고 최원준의 포지션은 외야가 될것인가. 내야가 될 것인가. 기아 내부에서 펼쳐지는 서바이벌 경쟁 또한 팬들의 또 하나로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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