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해외 증시 활황에… 서학개미 외화증권 보관액 1년래 최고

이달 1000억弗…연초보다 20%↑
美·日 등 경기회복 기대에 몰려
테슬라 등 기술주 투자 비중 커
‘역대급 엔저’ 환차익 노린 투자도

해외 증시 활황에… 서학개미 외화증권 보관액 1년래 최고
올들어 해외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1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주가의 상승 뿐만 아니라 달러 약세, 엔저 현상을 통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악재 국면은 지나가고 있다"면서도 "긴축 중단, 금리 인하 여부 등을 확인해 접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 외화증권 보관금액, 1년만에 최고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15일 기준) 서학개미들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02억달러(한화 약 128조)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최고치다. 월 기준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1000억달러를 넘긴 건 지난 2022년 3월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835억달러)과 비교하면 약 20% 늘었고, 연초와 비교해도 19.88% 상승했다.

시장별로 보면 미국이 전체 외화증권 보관금액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달 미국 증권(주식, 채권) 보관금액은 682억달러(한화 약 87조)로 68.19%를 차지했다. 이어 유로시장(217억달러)과 일본(28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투자 상위종목은 미국 기술주가 대거 차지했다. 지난 15일 기준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로 145억달러(한화 약 18조)를 였고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해외증시 투자 증가에 대해 국내 증시 대비 매력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국내 증시의 경우 최근 2600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추세적인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고,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며 "반면 미국 증시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고, 일본 증시 역시 기업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 증시의 경우 전반적인 경제 지표가 양호하고, 물가 상승률도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하고 있어 긴축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증권가 "신중한 접근 필요한 시점"

달러 약세와 역대급 엔저 현상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달 초 1320원대를 기록하던 원·달러환율은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며 1200선으로 내려왔다. 원·엔환율은 이날 한 때 897.49원까지 하락하며 2015년 6월 이후 8년만에 800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해외주식 투자자들로서는 주가 상승 뿐만 아니라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가팔랐다는 점을 거론하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실제로 S&P500지수는 지난 10월 12일 3577.03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4409.59로 23.27% 상승했고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올 들어 약 30% 급등했다.

장희종 부장은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최근 증시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에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고, 만약 긴축이 계속된다면 상승세가 꺾일 수 있어서 당장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증시도 강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해외 증시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큰 악재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