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견에 수개월째 입법 지연
22일 국토위서 접점 찾을지 관심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국회에 발목을 잡혀 표류하고 있다. 관련법 개정을 위한 논의가 사실상 중단되거나 야당 반대로 난항을 겪으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정책효과는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행이 늦어지고 있는 재건축부담금 완화와 수도권 실거주 의무 폐지 등이 대표적이다.
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날까지 국회에 발의된 국토교통위원회 소관 법률안은 641개(법안 폐기 및 철회 포함)다. 이 중 현재 국토교통위에 계류 중인 법률안만 566개에 달한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과 '주택법 개정안'이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처음 발의한 재초환법은 7개월 넘도록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 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은 조합원 1인당 재건축부담금 부과 면제기준을 기존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하고, 장기보유 1주택자의 경우 주택 준공시점부터 역산해 보유기간에 따라 부담금 10~50% 추가 감면 등이 골자다.
여야 모두 부담금 감면 방향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재건축부담금 면제기준 상향과 부과구간 기준 확대 등 세부사항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부과율 적용 기준금액과 구간 금액을 정부·여당안보다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물밑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접점 도출 여부는 미지수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도 여야 견해차로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정부는 올해 1·3대책을 통해 수도권 분상제 주택에 적용되는 최장 5년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고, 분양권 전매제한을 완화하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자체적으로 시행령을 통해 추진할 수 있는 전매제한 규제는 지난 4월 이미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완화됐지만, 주택법 개정사항인 '거주 의무'는 유지되면서 시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야당은 실거주 의무가 폐지될 경우 '갭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올해 3월 발의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1기 신도시 특별법)'은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상정된 뒤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도심 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등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국회 국토교통위는 22일 법안소위를 열고 이들 법안을 포함, 35개 법률안을 상정해 재차 논의할 계획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