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클리 대표
5명이 나눠 갖고 연 70일씩 사용
5000만원에 주말별장 소유 가능
정보부족·관리·매각 등 고민 덜어
기업·정부로부터 투자 속속 유치
아침 햇살 비치는 마당. 밤하늘 올려다보는 대청마루. 시골에서 쉴 수 있는 집. 클리는 이 같은 새로운 주거 라이프스타일을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서울에서 5일을 살고 2일을 지방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세컨드하우스(휴식을 위한 두번째 집)를 공동소유하는 '마이세컨플레이스' 사업이 주력이다.
21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박찬호 클리 대표(사진)를 만났다. 박 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인 DTZPAC에서 일했다. 부동산 개발·기획업무를 하다 세컨드하우스의 가능성을 보고 2021년 하반기 창업을 결심했다. 세컨드하우스를 누구나 꿈꾸지만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장'이 없다는 점에서 미래를 봤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지난해 소비트렌드 중 하나로 5도2촌(5일 도시에서 일하고 2일 시골에서 휴식)을 뜻하는 '러스틱 라이프'를 꼽았다. 러스틱 라이프는 1단계 떠나기, 2단계 머무르기, 3단계 자리 잡기(5도2촌), 4단계 둥지 틀기(귀촌)인데 3단계 시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세컨플레이스는 5도2촌인을 위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주말이면 쉼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리는 지난해 9월부터 마이세컨플레이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마이세컨플레이스는 지방 세컨드하우스를 지분화해 나눠서 소유하고, 소유한 만큼 사용할 수 있는 거래 및 운영 플랫폼이다. 현재 공주시에서 두 채를 선보이고 있다. 집마다 5명이 공동소유한다. 현재 2명 지분을 남기고 다 팔렸다. 5000만원이면 주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는 점이 입소문을 탔다.
공동소유를 기획한 이유는 △효율성 △접근성 △관리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세컨드하우스는 비어 있는 시간이 많아 비경제적이다. 이 때문에 나눌 수 있다"며 "지방 세컨드하우스를 어디서 사야 할지 정보접근성이 떨어지는데 이를 위한 거래 플랫폼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독주택은 관리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서비스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세컨플레이스 지분을 갖게 되면 365일 전용 예약프로그램을 통해 언제든 예약할 수 있다. 소유자 간에 마주칠 일이 없다. 각 소유자는 70일을 사용할 수 있다. 연휴 등 수요가 몰릴 때는 공평하게 규칙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이미 마련된 가구·가전은 공동으로 쓰되 각자 청소하고 개인 물품은 따로 보관할 수 있다. 세컨하우스 플랫폼 내에서 매각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시골집이 안 팔릴 것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투자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JB(옛 중부도시가스), 크립톤, 엠와이소셜컴퍼니로부터 전략적 투자 성격인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1년 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도 유치했다. 지방 빈집 증가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클리는 8명이 근무하고 있다.
클리는 올해 하반기 20개 이상 세컨드하우스를 확보하고, 100명 이상 생활인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부동산 개발을 통해 세컨드하우스를 만들어 팔고 이를 위탁 운영하는 수익, 재판매 시 중개하는 수익 등을 통해 사업모델을 마련했다"며 "본격적으로 확장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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