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
정서적·감정적 교류 중요해져
'인공 반려'가 될 수 있는 만큼
'잠재적 위험성' 간과해선 안돼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디지털 휴먼과 동행하라(AI X Human)'라는 주제의 제14회 퓨처ICT 포럼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AI) 융합 생태계(AI X 휴먼)'를 선도하고 있는 천현득 서울대학교 AI연구원 ELSI센터장과 이제희 엔씨소프트 최고연구책임자(CRO)는 21일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 주최로 열린 제14회 퓨처ICT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AI 윤리를 강조했다. 디지털 휴먼(가상인간)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가 윤리를 갖춰 기술·서비스 신뢰도를 높여야 경쟁력이 있다는 조언이다.
■정서적 의사소통 갈수록 중요
천 센터장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인간-AI 상호작용의 윤리'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AI 윤리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신뢰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휴먼(합성미디어 기술) 등 첨단 AI 융합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미리 듣고 대비하는 것이 오히려 기술의 수용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AI연구원 ELSI센터는 AI 관련 윤리적(Ethical)·법적(Legal)·사회적쟁점(Social Issues)들을 연구하고 있다. 교통, 의료, 추천 알고리즘, 안면인식 등 각 영역에서 제시되는 ELSI를 구체적 수준에서 연구하고 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정책 당국에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천 센터장은 특히 기술이 선용과 악용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지목했다. 또 디지털 휴먼과 의사소통하는 부분도 인간의 감정 및 생각을 투사해 이뤄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천 센터장은 "디지털 휴먼은 실제 감정을 느끼지 않지만 점차 정서적 의사소통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사용자 필요에 부응해 더 효과적으로 과제를 수행하거나 외로운 현대인들에게 이른바 '인공 반려'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상호작용 가능한 디지털 휴먼
엔씨 애니메이션 및 AI 연구개발(R&D) 조직을 이끌고 있는 이 CRO도 '생성형 AI로 가까워진 지능형 디지털 휴먼'이란 기조연설을 통해 '대화형 에이전트(Conversational Agent)'를 강조했다. 특히 게임업계에서 디지털 휴먼을 활용하면 게이머와 보다 깊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NPC(Non-Player Character·배경 캐릭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엔씨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개발자컨퍼런스 GDC 2023에서 디지털 휴먼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김택진 최고창의력책임자(CCO)를 디지털 휴먼으로 등장시켰다.
이 CRO는 "50대 중반인 김 대표를 2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의 디지털 휴먼으로 구현할 수 있다"며 "김 대표 목소리도 AI가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시켜주는 음성합성기술(TTS, Text-to-Speech)을 활용해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 TJ 등 엔씨만의 디지털 휴먼은 향후 자체 초거대AI와 AI윤리를 갖춰 더욱 진화할 예정이다. 이 CRO는 "디지털 휴먼 외형, 목소리는 물론 두뇌에 해당하는 인식, 이해, 기억, 감정, 성격 등도 점차 갖춰나가려면 초대형언어모델(LLM)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디지털 휴먼 윤리부분 역시 이용자(인간)와 감정적 교류가 이뤄져야 비즈니스로 이어진다는 관점에서 모색 중이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미희 팀장 김만기 구자윤 김준혁 임수빈 정원일 성석우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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