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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1000만원에 산 주식, 1억에 공개매수 한다네요” [세무 재테크 Q&A]

40대 직장인 “1000만원에 산 주식, 1억에 공개매수 한다네요” [세무 재테크 Q&A]
사진=연합뉴스
A씨 장내거래, 공개매수 세후수익표(소액주주, 중소기업 외 주식 가정)
(원)
구분 장내거래 장외거래(공개매수)
양도가액 9000만 1억
취득가액 1000만 1000만
양도차익 8000만 9000만
기본공제 비과세 250만
과세표준 8750만
세율 22%
양도세액(지방세 포함) 1925만
세후 수익 8000만 7075만
(KB증권)
[파이낸셜뉴스] 40대 직장인 A씨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20대 후반부터 꾸준히 주식투자를 해오고 있다. 특히 B종목은 10년 넘게 보유하고 있는데 평가수익률이 500%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해당 주식을 발행한 회사 공시 자료를 보니 최대주주가 ‘공개매수’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이미 주가가 몇 배가 뛰었는데 현 시점보다 10%가량 높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A씨는 이에 참여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세금이 부과될까 걱정이다. 이에 A씨는 세무상담을 신청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는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의결권 있는 주식 등의 매도 청약을 권유하고, 증권시장 밖에서 주식 등을 매수하는 작업을 뜻한다. 주식 매입 희망자가 매입 기간과 수량, 가격을 공표해 장외에서 공개적으로 사들이게 된다.

과거 6개월 간 10인 이상으로부터 증권시장 외부에서 주식 등을 취득해 보유비율이 5% 이상 되려는 경우 공개매수 요건을 충족한다. 금융감독원에 공고·신고서 제출을 한 후 20~60일 안에 매수해야 한다. 대금은 해당 절차가 종료된 후 지급한다.

원칙적으로 공고 이후 철회, 별도매수, 매수조건 변경 등은 제한된다. 이를 어길 경우 과징금·과태료 부과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취득 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거나 처분명령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통상 대주주가 경영권 사수를 위해 택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기업 인수합병(M&A) 수단으로도 자주 이용되고 있다. 지금껏 주로 기관투자자들 상대로 이뤄져왔지만 최근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하이브와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서며 개인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게 됐다. 다만, 반드시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청약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은 개선 사항으로 지적된다.

문정현 KB증권 세무전문위원은 세법상 해당 주식 양도거래가 증권시장 안에서 이뤄진 ‘장내거래’인지, 시장 외부에서 체결된 ‘장외거래’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한국거래소 등을 통한 장내거래(코스피·코스닥시장)의 경우 주식 양도로 얻은 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지만(대주주가 양도한 때는 과세), 장외거래에선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도세 부과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공개매수는 장외에서 거래되므로 후자에 해당한다. 비상장주식도 양도세 과세 대상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등에서 실시된 거래 주식은 비과세된다.

문 전문위원은 “주식을 양도해 얻은 이익에 대해선 상장주식, 장내거래, 대주주 조건 등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린다”며 “본인이 주식을 취득한 가격보다 공개매수 단가가 크면 양도차익이 발생한다. 공개매수에 응할지 고민할 땐 양도소득세를 낸 다음의 세후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개매수자가 주식을 현 시세보다 높게 쳐준다고 해도 세금 납부 후 실제 손에 떨어지는 수익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가령 A씨(소액주주)가 B종목을 과거 1000만원에 샀고, 장내거래로는 9000만원, 공개매수에 응하면 1억원에 팔 수 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후자를 선택하면 수익이 적다.

이 경우 양도차익은 9000만원이고, 기본공제(250만원)를 제하면 과세표준은 8750만원이 된다. 여기에 22% 세율이 적용돼 양도세액(지방세 포함)은 1925만원이 된다. 결국 7075만원만 건질 수 있다.

반면, 장내에서 팔면 양도차익 8000만원을 고스란히 취할 수 있다. 상장주식을 시장 내에서 거래했기 때문에 추가 양도세가 붙지 않기 때문이다. 1075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양도차익만 보고 대뜸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안 되는 이유다.

문 전문위원은 “이처럼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무작정 공개매수에 응했다가는 생각하지도 못한 세금을 내야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며 “장내에서 매도했을 때와 공개매수에 응했을 때 세후이익을 비교해보고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는 세무전문가 도움을 받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 세무전문가와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세무 재테크 Q&A]는 매월 넷째 주에 연재됩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