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이 저조한 사업성과 주민들의 반발로 표류하고 있다. 공공이 참여해 각종 인센티브를 주고 사업 절차는 앞당겨 도심 내 낙후지역의 주택공급을 촉진하는 게 핵심이지만, 도입된 지 2년이 지나도록 전국 후보지 중 지구 지정을 마친 곳은 15%에 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하락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성이 낮아진데다가 땅주인 등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57개 도심공공복합사업 후보지 중 지구 지정이 완료된 곳은 9개 지구(15.7%)이다. 이들 지구에는 총 1만4305가구가 공급된다.
지역별로 서울 6곳, 서울외 3곳이다. 서울 6곳은 은평구 증산4구역(3550가구),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392가구), 도봉구 쌍문역 동측(639가구), 도봉구 방학역 인근(424가구), 영등포구 신길2구역(1332가구), 도봉구 쌍문역 서측(1428가구)다. 서울외 3곳은 경기부천 원미사거리 북측(1678가구), 부산진구 부암3동 458 일원(1450가구), 인천미추홀 제물포역(3412가구)다.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은 LH 등 공공기관 주도로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 등 도심 내 노후 지역을 고밀 개발해 신축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문재인정부가 지난 2021년 발표한 '2·4 공급대책'을 통해 도입됐다. 하지만 토지면적과 관계없이 일부 주민 동의만 얻어도 사업 추진이 가능하고 후보지 지정 이후 주택거래가 자유롭지 않아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조합 주도의 일반 정비사업과 달리 공공기여에 따른 사업성 저조 등을 이유로 다른 사업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이에 정부는 지구 지정을 마친 9곳 중 4곳을 올 연말까지 사업 승인을 거쳐 본궤도에 올려 놓기로 했다. 서울 신길2·방학역·쌍문역 서측, 부천원미사거리 북측이다.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부천 원미사거리 북측도 주민 갈등으로 법적 소송이 진행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다만, 국토부는 사업 승인까지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구 지정이 이뤄졌다는 것은 법적 요건을 모두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사업 승인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지역에 따라 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후속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심공공복합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며 "토지주의 사업성을 개선하고,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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