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피스에 기본 탑재된 '맑은 고딕'체는 국내 기업이 디자인한 한글 폰트이다.
국내 폰트 디자인 업체 산돌이 제작한 '클래시 오브 클랜' 게임의 한국어 전용 폰트.
[파이낸셜뉴스] 음악, 드라마, 패션, 음식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K-컬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글 폰트 디자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글을 친숙하고 미적으로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해외 기업들이 한국 진출을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도 기업 전용 한글 폰트를 개발하는 작업이다. 기업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동시에 한글의 심미적 요소가 브랜드 홍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한글 전용 폰트 도입 열풍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장 진출에 한글도 주목
28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IT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춘 한국 시장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글 사랑'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은 기술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한국 진출을 중요시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며 한글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기업이 한국 진출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중 하나는 '기업 전용 한글 폰트' 개발이다. 언어(폰트) 현지화가 필수 요소로 떠올라서다.
기업의 전용 폰트는 각종 인쇄물과 웹 페이지, 디자인 제작물 등 직접적인 브랜딩 요소와 더불어 간접적으로는 기업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전달하는 기업의 주요한 마케팅 요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수많은 해외 기업에서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를 전달하는 동시에 '한글'이 가진 심미적 요소와 결합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글 전용 폰트를 도입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국내기업 해외 진출때도 관심
반대로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할 때도 현지 회사와 폰트를 공동 개발한다.
현대자동차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일어 전용 폰트를 현지 회사와 공동 개발했다. 12년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차가 일본인 특유의 섬세한 감성 마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해외 게임사들이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며 전용 한글 폰트를 개발하는 경우도 많다.
해당 국가 고유의 정서 및 문화가 담겨야 하기에 자국 보다는 해당 국가의 전문기업이 주로 폰트를 개발하는 편이다. 실제로 MS오피스에 기본 탑재된 '맑은 고딕'을 비롯해 애플 'Apple SD 산돌고딕 NEO', 구글 '본고딕' 등은 모두 토종 폰트 디자인 업체 산돌에서 제작한 것이다.
해외 기업이 한국 공략시 제일 먼저 찾는 회사가 된 산돌 관계자는 "최근 K-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글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추후 한국어 폰트를 추가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실제 산돌 폰트 구독 플랫폼 '산돌구름'에 해외폰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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