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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없이는 못살아!” 호우경보 속에 펼쳐진 응원전 … 광주 팬들의 열정이 폭발하다


“기아 없이는 못살아!” 호우경보 속에 펼쳐진 응원전 … 광주 팬들의 열정이 폭발하다
기아 팬들이 폭우가 쏟아져서 경기가 중단된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광적인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 전상일)


【광주 = 전상일 기자】 6월 27일 기아 타이거즈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7회 말 8시 40분경. 광주 챔피언스필드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많은 양의 비에 심판진은 선수단을 철수시켰다. 여담이지만 이날 내린 비는 보통 비가 아니었다. 호우특보가 발효되었고, 이때부터 최대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에서는 오후 11시 10분께 서구 매월동 농수산물유통센터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고, 서구 금호2동 주민센터 앞 교차로와 쌍촌동 일대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그만큼 강수량이 많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철수를 하지 않고 경기장에 그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남아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그리고 관중들이다.



관중들은 1-8로 경기를 뒤지고 있음에도 더 소리 높여서 응원전을 시작했다. 대표 응원곡인 ‘아파트’를 시작으로 ‘남행열차’, ‘기아 없이는 못살아’ , ‘외쳐라 최강기아’ 등 대표 응원곡들이 흘러나왔다. 응원단장도, 치어리더도 비를 흠뻑 맞으며 자리를 뜨지않고 응원전을 주도했다.

팬들의 엄청난 응원전은 모든 응원가들이 한바퀴 돈 이후에야 끝이났다.

선수들 또한 그 광경을 더그아웃에서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기아 없이는 못살아!” 호우경보 속에 펼쳐진 응원전 … 광주 팬들의 열정이 폭발하다
비가 오는가운데 치어리더들이 우비를 입고 공연하고 있다


그러자 이번에는 팬들의 자발적인 댄스타임이 시작되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관중들이 응원단상에 올라와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치어리더에 결코 뒤지지 않는 춤사위가 응원단상에서 펼쳐졌다.

그들의 열광적인 댄스는 강우콜드가 선언되기 이전까지 계속 되었다. 9시가 조금 넘자 심판진은 최종 취소 판정을 내렸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와 인사를 하며 팬들에게 마지막 예의를 다했다.

“기아 없이는 못살아!” 호우경보 속에 펼쳐진 응원전 … 광주 팬들의 열정이 폭발하다
관중들의 댄스타임.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 신나게 춤추고 있다


사실, 이날 기아 타이거즈는 매우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결코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고 할 수 없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보답할만한 경기를 보이지 못했지만, 팬들이 이날 폭우속에서 보여준 열정이 한데모여 일대 장관을 연출했다. 팬들이 단순히 승패만을 위해 경기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한 단면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팬들의 강한 질책이나 ‘트럭시위’보다 팬들의 엄청난 우중 응원이 선수들에게 더 큰 자극제로 작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 장면을 끝까지 지켜본 선수들에게 내일 경기 안우진을 상대로 라도 힘을 내서 좋은 경기를 보여야 할 큰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6월 28일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기아 타이거즈 관계자는 "비가 오는데도 성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더 열심히해 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선수단도 경기 끝나고 더욱 더 성의 있게 팬 분들께 인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