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조직 확대 나선 현대차
미래차 핵심 반도체 자체 개발 역량 확대
삼성 출신 만든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
현대모비스도 반도체 내재화 나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 전경.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내부 반도체 조직 몸집을 키우며 자체적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 등 유수의 반도체 업체 출신 핵심인력을 계속 영입하고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전기차·자율주행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한다는 목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초 반도체전략팀을 반도체전략실로 한 단계 격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채정석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시스템온칩(SoC)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조직 확대를 통해 미래차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내재화에 한층 더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에도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의 박재홍 대표가 지난 2021년 설립한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최근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앞서 작년 8월 현대차·기아는 자체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 2호 펀드를 통해 보스반도체에 투자한 바 있다. 보스반도체는 고객사의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요구사항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이번 투자는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스타트업에 투자금을 우선 제공하고 후속 투자 유치 시 산정된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투자자의 지분을 결정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투자로 보스반도체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등에 일부 적용 가능한 맞춤형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박재홍 대표, 장연호 최고운영책임자, 임경묵 최고기술책임자 등 임직원들이 판교 실리콘파크에 위치한 보스반도체 사무실에서 기념 촬영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보스반도체 임직원들이 판교 실리콘파크에 위치한 보스반도체 사무실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룹의 반도체 내재화 전략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2020년 12월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이후 반도체 설계 섹터를 신설해 시스템반도체와 전력 반도체 등 미래형 차량용 반도체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모비스 반도체 사업담당 조직을 이끌고 있는 박철홍 전무 역시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 역시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반도체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등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성능이 중요한 요소인것처럼 자율주행차는 반도체 기술 역량이 차량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자동차 및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최적화 및 차별화된 고성능 반도체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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