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세권·1억원대 물건 인기
투자자 몰리며 낙찰가율 개선
힐스테이트에코송파 전용 21㎡
감정가보다 500만원 높여 낙찰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초소형 오피스텔을 눈여겨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금리 부담이 여전하고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비 적은 투자금으로 낙찰 받을 수 있어서다. 빌라 보다 저렴하고 세입자를 구하기 쉬운 점도 1억원대 원룸 오피스텔 경매물건에 주목하는 이유로 꼽힌다.
■역세권, 1억원대 오피스텔 인기
2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소재 법원에서 이뤄진 오피스텔 경매 100건 중 11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은 11.0%다. 올해 1월(11.9%), 2월(7.8%), 3월(10.3%), 4월(14.6%)로 10%대를 유지고 있지만, 그만큼 서울 오피스텔 경매 수요가 특정 물건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낙찰가율은 개선되는 모양새다. 낙찰가율은 1월(81.6%), 2월(81.9%), 3월(81.9%), 4월(88.3%), 5월(83.1%)로 올초 대비 늘었다. 낙찰가율은 경매 물건의 감정가(100%) 대비 낙찰가 비율로 100% 이하면 감정가액보다 낮게 낙찰된 것을 의미한다. 5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 24.8%, 낙찰가율 81.1%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매 투자자들은 역세권, 1억원대 오피스텔만 응찰하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 '강남푸르지오시티' 전용 25㎡은 1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1억8900만원)에서 1회 유찰됐지만 낙찰가율은 95.20%에 달한다. 지난달 1일 강동구 '까사팔공육' 전용 20㎡에는 응찰자 24명이 몰렸다. 1억5509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은 87.10%다. 최초 감정가(1억7800만원)에서 2회 유찰된 물건이었다.
지난 4월 송파구 문정역 인근 '힐스테이트에코송파' 전용 21㎡은 감정가를 넘어선 금액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1억9853만원에 낙찰돼 감정가(1억9300만원) 보다 500만원 높은 수준이다. 낙찰가율은 102.87%이다. 2회 입찰에서 응찰자가 43명 몰렸다. 동일 단지에선 같은 면적이 지난 4월 1억8000만원, 2월 2억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4월 오류동역 인근인 구로구 '칸타빌레Ⅲ' 전용 19㎡는 1억85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9.78%다. 최초 감정가(1억3600만원)에서 2차례 유찰된 뒤 최저입찰가격 8704만원에서 시작해 23명이 응찰했다.
■빌라보다 소형 오피스텔 매력 높아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가격 하락에도 경매시장에선 소액 투자가 가능한 물건에 응찰자들이 쏠리는 것으로 봤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금리 부담이 없는 낮은 금액의 경매물건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며 "대출을 일으켜 중대형을 사는 것 보다 소형을 사는 편이 수익률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매에서 빌라 인기가 떨어진 것도 초소형 오피스텔의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빌라가 원룸 오피스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전세사기 등으로 기피하게 된데다가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황규석 비전법률경매 대표는 "투룸 이상 서울 빌라는 2억원이 넘는다. 반면 원룸 오피스텔은 1억원대 투자가 가능하다"며 "오피스텔은 KB시세가 있어 대출이 편하지만 빌라는 실거래가 자주 없어 대출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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