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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서 아사 직전 개 50마리와 기초수급자 할머니 발견

인수공통전염병인 옴 진드기와 모낭충, 돼지 써코 바이러스도 검출
동물단체 요청에도 여전히 개들은 현장에 집단 방치

[파이낸셜뉴스] 관광지로 알려진 파주시 애룡저수지 인근에서 중증 피부병으로 가죽만 남은 아사 직전의 50마리 개들이 방치되고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29일 업계와 동물단체들에 따르면 발견 당시 보호자는 귀가 안들리는 80대 기초수급자 할머니로 다 쓰러져 가는 집에서 자가번식으로 늘어난 개들과 함께 연명하고 있었다.

동물권행동 카라, 유엄빠, Korean K9 Rescue 등 3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5일부터 파주시 애룡저수지 인근에서 중증 피부병 애니멀호딩 현장의 동물 구호 활동을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현장의 개체수 파악과 개체관리, 치료 계획 수립과 실행, 동물 구조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5일 현장 확인 후 의료진과 함께 1차 긴급 구호 활동에 들어갔다. 개체 수를 파악하고 번호가 적힌 목걸이를 채워 피부병 약을 먹이고 방치견들의 상태를 기록했다. 이후 보호자와 소통을 지속하며 18일에 2차 긴급 구호 활동을 진행했다. 동물보호단체가 17마리를 구조함에 따라 현장의 개체수는 현재 29~30마리가 됐다.

가죽밖에 남지 않은 개들은 옴 진드기와 모낭충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중증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 또 써코 바이러스, 사포 바이러스, 아스퍼질러스 곰팡이균 등도 검출됐다. 피부병이 워낙 심각한데다 면역력 또한 낮아 당장 접종도 할 수 없고 중성화 수술에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현장에서 개들의 상태에 맞춤한 치료 계획을 세워 최선의 구호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옴 진드기와 모낭충 등 피부병은 사람에게도 옮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따라서 동물보호단체들은 현장의 심각성이 동물과 사람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파주시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파주시는 동물에 대한 구호 및 현장 방역, 개선된 환경을 전제로 한 거주지 이전 조치에 대해 묵묵부답이라는게 단체들의 입장이다.

단체들은 "50마리 개들이 전원 중증 피부병 상태로 집단 방치돼 있는 파주시 애룡저수지 애니멀호딩 현장이 수면 위에 오른 지 거의 한달이 돼 간다"며 "파주시는 많은 동물들의 상황은 외면한 채 근본적 현장 해결 방안 제시에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