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압도적인 최하위에 그치며 팬들의 질타 받은 한화
올 시즌 6연승 거두며 5강 싸움 본격 진입
문동주, 노시환 AG 대표 선발
1순위 유력한 장현석까지 AG 대표 선발 행운
내년 시즌 고교 최대어 아직 나타나지 않아
야수 충원하면 더 좋은 전력 구성 갖출 수 있을 듯
“수집 해놓은 젊은 선수들 너무 좋아” 타구단 이구동성
2025년 신구장 4강 프로젝트 착착
한화 이글스가 6연승을 기록하며 중위권으로 도약했다 (한화 구단 제공)
한화 이글스는 내킨김에 2005년 이후 18년만의 7연승에 도전 중이다. (사진 = 한화이글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화는 최근 몇 년간 팬들의 수없는 질타와 조롱에 시달려야 했다. KBO의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부터, 신인들이 한화에 가면 제대로 크지 못하기 때문에 1라운드를 박탈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팬도 있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그렇게 수많은 고초를 겪었던 한화가 드디어 반격을 시작했다. 시즌 끝까지 가봐야겠지만, 그토록 소망 했던 탈꼴찌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5강 싸움도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많은 관계자들의 한화의 5강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쉽지는 않겟지만, 한화의 중위권 진입은 소망이 아닌 현실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반등도 반등이지만, 한화가 반등하는 타이밍도 아주 절묘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올 시즌 최대어로 꼽히는 마산용마고 장현석 (사진 = 전상일)
올 시즌 맹활약하고 있는 덕수고 2학년 정현우. 하지만 아직 최대어로 불리기에는 아쉽다. (사진 = 전상일 기자)
가장 큰 것은 내년 시즌에는 한화가 그동안 데려왔던 문동주, 김서현 그리고 올 시즌 1순위가 유력한 장현석 급의 투수가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분명 좋은 선수는 있다. 가장 좋은 선수는 당연히 있지만, 보통 이야기하는 최대어라는 수식어를 붙일만한 선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팀 전력에 큰 영향을 주려면 문동주, 김도영, 장현석, 심준석 정도 급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 시즌 최하위는 작년이나 재작년만큼 큰 효용성을 갖기는 힘들다.
한화의 올 시즌 전체 1번 지명 투수 김서현. 아직 한화는 김서현을 꺼내보지도 않았다 (사진 = 연합뉴스)
한화는 전체 1순위 김서현(19)은 아직 꺼내보지도 않았다. 여기에 장현석이 등장하자마자 사상 최초로 고교생으로서 첫 AG 대표에 선발되는 행운을 안았다. 이것 또한 엄청난 행운이다. 한화는 장현석을 선발 할 수 있는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 장현석이 입단하자마자 맹활약을 할 것이라고 보는 관계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안우진 이상급 포텐을 보유했다고 보는 관계자들이 다수다. '문김장'이 한꺼번에 1군 엔트리에 진입하면 한화는 역대 최초로 155km/h 우완 트리오를 구성하게 된다.
지방 모 구단 관계자는 “내가 볼때는 장현석이 심준석보다 가능성 면에서 나은 것 같다. 지금 한화가 보유한 선수들의 포텐만 터져도 2~3년 안에 우승할 전력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현석까지 사실상 3명이 AG에 선발된 한화로서는 더 이상 드래프트 순번에 욕심을 낼 이유가 없다.
혹시나 장현석이 미국에 진출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황준서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만이 갖고 있는 특권이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여담이지만, 설령 장현석이 MLB에 진출하더라도 전혀 걱정이 없다. 황준서를 지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현석이 해외에 진출하면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황준서는 좌완 선발 걱정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리고 빨리 쓰기에는 장현석보다 낫다는 관계자가 많다. 김서현보다 윤영철(KIA)이 훨씬 빠르게 프로에 적응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다시 말해 장현석이 MLB에 진출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두산'이지 '한화'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의 해외 진출에 노심초사할 이유가 없다.
이번에 투수를 충원하게 되면 앞으로 한화는 투수 자원보다는 야수 자원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한화의 약점도 마운드보다는 타격 쪽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세광고 내야수 박지환 (사진 = 한화이글스)
경기고 3학년 포수 최대어 이상준 (사진 = 전상일)
내년 시즌 포수 최대어 강릉고 2학년 이율예 (사진 = 전상일)
내년 시즌 야수쪽 상위지명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충암고 2학년 이선우 (사진 = 전상일 기자)
그간 매번 1번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투수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정민혁 스카우트 팀장은 “1번 지명권이다보니 야수 지명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 좋은 투수들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가장 좋은 선수를 지명한다는 명분이라면 항상 투수 자원을 앞에서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한화는 이미 최대어급 투수 자원을 모아놨기에 부담 없이 과감하게 야수 지명을 할 수 있다. 굳이 올해가 아니라도 괜찮다. 내년 1라운드에서 좋은 야수는 충분히 지명이 가능하다. 내년은 유독 좋은 야수들이 많은 시즌이다. 포수든, 내야수든, 수급이 가능하다. 타이밍이 딱 좋다.
파이낸셜뉴스와 부산파이낸셜뉴스가 공동주최하는 제10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이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렸다. 대회 세째날인 10일 충암고와 전주고의 경기에서 전주고 손현기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장충고 3학년 장신 좌완 조동욱은 높은 성장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마지막으로 한화가 데려오고자 하는 좌완 투수 자원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수급이 가능하다.
2라운드에서 보자면 한화가 원한다면 조동욱(장충고 3학년)은 충분히 지명이 가능하다. 그리고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손현기(전주고 3학년)도 가시권에 있다고 봐야한다. 손현기가 제구가 좋아진다면 1라운드에서 나갈 가능성이 크겠지만, 2라운드로 내려온다면 좌완이 부족한 한화로서는 충분히 한 번쯤 모험을 해볼 수도 있다.
혹은 빨리 쓰길 원한다면 커브가 좋은 대졸 최대어 정현수(송원대 4학년)도 고려해볼 수 있다. 더 확실한 효과를 바란다면 FA 시장에서 함덕주(LG) 같은 왼손 투수에게 통 큰 투자도 고려해봄직 하다.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
아직 한화가 강팀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강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팀이라고 많은 야구인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아직 한화가 강팀은 절대 아니다.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하는 과도기 팀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하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무관하게 한화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25년 신구장 입주에 맞춘 한화의 4강진출 프로젝트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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