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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최연소 챔피언' 박시원 "격투기로도 돈 많이 버는 걸 보여줄 터" [격터뷰]

'로드FC 최연소 챔피언' 박시원 "격투기로도 돈 많이 버는 걸 보여줄 터" [격터뷰]

[파이낸셜뉴스] "격투기라는 스포츠로도 국내에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습니다."

국내 대표 종합격투기(MMA) 단체 '로드FC'의 역대 최연소 챔피언 박시원 선수(21·다이아MMA·사진)는 1일 "국내 격투기 선수들이 본업으로 격투기를 하기에는 힘든 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한국은 미국이나 러시아, 일본, 싱가포르와 같은 격투 선진국은 아니다. 선수로 본업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최상위급 강자인 박 선수 같은 몇몇 선수들은 팬들의 큰 기대에 부응하기에 향후 몇 년 뒤 대전료 차원에서도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박 선수는 선수로의 커리어를 더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훈련 도중 부상으로 지난달 열린 '로드FC 글로벌 토너먼트'에 안타깝게 불참하게 됐다.


큰 부상으로 절치부심하는 박 선수를 만나 현 상태와 향후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박 선수와의 일문일답.

ㅡ최근 부상으로 로드FC 원주 대회에 불참했는데, 전후 상황을 말해 달라.

▲훈련하면서 한두달 전에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내측 인대가 50% 파열 됐다. 팔꿈치에 테이핑을 하고 훈련하고, 경기에 참가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때부터 힘을 잘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생활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힘이 안 실리니깐 레슬링과 타격 모두 안되는 실정이었다. 시합 날짜 기준으로 6주 전에 한 번 더 다치게 되면서 팔꿈치 내측 인대 완전 파열이 됐다.

ㅡ재활 치료 어떻게 하는 중인가.

▲내측인대 수술을 했기 때문에 당장 재활 훈련에 들어갈 상황이 아니다. 격투기 선수가 팔꿈치 수술 한 사례가 없었다. 제 생각에는 최소 8~10개월 재활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즌 아웃'이다. 내년 상반기에 토너먼트 시합 하는데, 내년 참가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내년 중반이 돼야 경기에 뛸 수 있을 전망이다. 저는 완벽하지 않으면 시합을 뛰지 않는다.

ㅡ거슬러 올라가 운동은 언제부터 시작 했는지.

▲지난 2016년 중학교 2학년 때 MMA를 시작했다. UFC 조제 알도 경기를 보면서 격투기에 빠졌고, MMA를 시작한 것 같다. 로드FC 방송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도 격투기 선수로의 꿈을 키워줬다. 이후 2019년 3월 18살 때 프로 데뷔를 했다. 2년 4개월 운동하고 데뷔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상태였다.

ㅡ현재 8승 무패로 MMA 프로 무대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강자인데, 비결이 있나.

▲하루 종일 격투기 생각만 해서 취미가 없다. 게임도 안 한다. 경기 시즌과 비시즌 운동량 차이 별로 없다. 시합 전 훈련은 기술 훈련과 전략 설정을 하고, 평소에는 체력을 키워 놓는 게 비결이다.

ㅡ지난 원주 대회의 상대였던 맥스 선수는 신체 능력이 좋아 박 선수 입장에서도 까다로운 상대로 평가 받았는데, 만약 싸웠으면 자신 있었나.

▲저는 솔직히 맥스 선수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싸웠던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선수다. 13승 9패면 반타작 선수다. 맥스 선수가 있던 일본 '슈토'라는 단체도 수준이 떨어지는 단체기 때문에 그가 라이트급 랭킹 1위였어도 의미가 없다.

ㅡ경기가 무산 됐지만 어떤 식으로 경기를 이끌 생각이었나.

▲맥스 선수가 왼손잡이 선수랑 싸우는 시합도 봤는데, 타격에 근본이 없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타격으로 끝낼 생각이었다. 팔을 다쳐 팔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레슬링 보단 킥 위주로 하려고 했다. 체력 걱정도 없었다.

ㅡ격투기 선수를 하면서 닮고 싶은 선수나 롤모델이 있나.

▲롤모델 보단 스킬적으로 좋은 부분을 뺏어오고 싶은 선수는 있다. UFC의 아데산야나 올리베이라, 볼카노프스키 등 선수를 유심히 본다. 제가 타격을 좋아해서 타격을 잘 하는 선수들을 좋아한다.

ㅡ자신의 장점과 보완점이 있다면.

▲일단 장점은 타격이다. 킥과 펀치력으로 끝낼 수 있는 걸 훈련 때나 시합 때 매번 느낀다. 위협적으로 더 갈고 닦고 있다. 반면, 예전에는 넘어지면 잘 일어나지 못했는데, 이젠 레슬링과 그라운드 디펜스도 자신 있다. 끈질기게 하는 레슬링도 강습 중이다.

ㅡ체급 내에서 유심히 지켜보는 선수가 있는가.

▲제 체급인 라이트급 내에선 없다. 라이벌도 없다. 팬들이 라이벌로 윤태영 선수를 언급하지만 라이트급에서 한번도 뛰지 않은 선수랑 비교하는 건 아닌거 같다.

ㅡ여러 선수를 콜아웃 했는데 원래 콜아웃이나 트레쉬 토킹을 잘 하는 스타일인가.

▲평소 말은 많이 하지만 그러는 성격은 아니다. 도발해서 시합 잡아야 하니깐 경기 땐 그런 것 같다.

ㅡ로드FC는 본인에게 어떤 존재인지.

▲타 단체에서 두 번 싸우고 로드FC에서 여섯 번 싸웠는데, 로드FC 오기 전까지 무명선수였지만 로드FC에서 이름을 알렸다. 제가 강자라는 이미지를 로드FC가 만들어줬기 때문에 로드FC가 잘됐으면 좋겠고 저를 만들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ㅡ최근 블랙컴뱃 등 신생 단체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격투기 시초였던 로드가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찌 생각하는지.

▲블백컴뱃 단체가 인지도 면에서 커졌지만 로드FC는 대회를 60여회나 개최한 전통의 단체기 때문에 실력적으로 밀리지 않는다.

ㅡ최근 국내 격투기 붐이 일어나고 있는데, 격투기 팬들의 기대를 부응하는 선수로서 어떤 각오인가.

▲화끈한 경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선수들은 이기는 게 우선이다. 화끈하게 해서 지는 것 보다 재미없게 해도 이기는 게 낫다. 무작정 '화끈한 경기 해라' 등 이런 말 하는 건 무책임한 것이다. 선수들은 아마추어 경기라도 '승'이 중요하기 때문에 화끈하게만 하다가 다치거나 지면 누가 책임지겠나.

ㅡ챔피언까지했는데, 향후 세계적인 유명단체에도 도전할 의향이 있는지.

▲당연히 생각이 있다. 세계적인 강자들과 싸워보고 싶다. UFC나 벨라토르 등 세계적 단체에 더 실력을 쌓아 도전하겠다.

ㅡ선수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실력적으로 더 성장해서 격투기로 돈 많이 버는 선수가 되겠다. 선수들이 격투기로 돈을 많이 버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돈 많이 벌 수 있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ㅡ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번에 안타깝게 부상으로 경기를 불참하게 됐는데, 상대 선수가 무서워서 불참한 게 아니다. 재활 잘 해서 내년 중순쯤 복귀하도록 노력하겠다. 응원 감사하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