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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채널로 상품정보 한눈에 확인, 단골 손님이 자꾸 늘어요"... 거듭나는 재래시장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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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으로 활력 찾은 길동복조리시장
카카오 '단골시장 프로젝트' 호평
자격증 가진 '디지털 튜터' 상주
채널 개설부터 DX 교육까지 지원

"톡채널로 상품정보 한눈에 확인, 단골 손님이 자꾸 늘어요"... 거듭나는 재래시장 [현장르포]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 앞에 '카카오톡 채널 추가' 관련 안내와 큐알(QR)코드가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코로나19 이후로 시장 방문객이 줄었다가 회복되고 있어요. 카카오에서 만들어준 '시장 대표 톡채널'이나 디지털전환(DX) 관련 교육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리 시장 대표 톡채널은 개설한 지 3일 만에 1360명이 채널 추가를 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고요. 톡채널이 시장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이석현 길동복조리시장 상인회장)

지난달 29일 오후 2시께 방문한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은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얼마예요?" 묻는 방문객과 상인들의 대화가 활발하게 이어졌다. 시장 입구와 천장에는 '서로의 단골이 되어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안내에 적힌 QR코드를 카메라에 가져다 대자 길동복조리시장의 '시장 대표 톡채널'로 연결돼 각종 이벤트나 온라인 상품 예약 등에도 참여가 가능했다.

카카오의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가 상인들과 소비자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우리동네 단골시장'이란 카카오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시장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단골 손님을 만들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 채널 개설뿐만 아니라 상인들의 DX 교육까지 하며 전통시장의 디지털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60대 상인도 톡채널 운영할 수 있게 교육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는 올해 100개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점포 톡채널 지원(20개 시장)'과 '시장 대표 톡채널 지원(80개 시장)' 두 가지 사업으로 운영된다. 지난해에는 '점포 톡채널 지원'만 진행돼 전국 11개 시장이 참여한 바 있다. 자격증을 가진 디지털 튜터가 시장 내 상주하며 톡채널 개설부터 온라인 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교육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572개 점포의 톡채널이 개설됐고, 상인들은 총 2만4833명의 카카오톡 채널 친구를 확보했다. 전경호 카카오임팩트 매니저는 "지난해 교육한 상인들의 평균 나이는 62세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못하는 분도 많아 디지털 교육도 했다"며 "사진 찍는 법부터 시작해 총체적인 교육을 했고, 채널 관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사업도 했다"고 설명했다.

■"신안 천일염 20㎏, 톡채널로 판촉 가능하네"

카카오는 올해 처음으로 '시장 대표 톡채널 지원' 사업을 하는 만큼 성공적 운영을 위해 전국 5개 시장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길동복조리시장이다. 시장 대표 톡채널 지원사업은 점포 단위가 아닌 시장의 구심점인 '시장 상인회'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상인회가 시장을 대표하는 톡채널을 개설할 수 있게 돕고, 이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과 온라인 소통방법 등을 교육한다. 교육은 무상이며 상인회 채널에 300만원의 캐시를 지급하는 등 전방위로 지원한다.

전경호 매니저는 "지난해 참여한 상인 중 약 20%의 상인들이 올해도 톡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상인들의 상황을 비춰봤을 때 이는 적지 않은 수치"라면서 "길동복조리시장에서도 상인회를 통해 게시물을 올려 달라는 요청이 많고, 향후 톡채널을 보다 적극 활용하려는 상인들을 추가 지원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길동복조리시장 내 상인들도 해당 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이석현 상인회장은 "신안 천일염이나 전북고창보리쌀 판매 안내를 톡채널에 올렸는데 반응이 오더라"면서 "시장 행사 홍보채널로 아주 적합할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시장에서 코다리시래기조림 등을 판매하고 있는 유시영씨(62)도 "야시장 행사에 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메뉴를 개발하고 팔 계획"이라며 "톡채널을 통해 젊은 고객층도 많이 유입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