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쇼핑을 위해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전경. 올리브영 제공.
[파이낸셜뉴스] K-컬처의 인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급상승하면서 서울의 관광 상권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매출이 집중됐던 명동, 동대문, 홍대 등 전통 관광상권 뿐만 아니라 압구정과 성수가 새로운 관광 상권으로 급부상한 것. 상권 변화 요인으로 K-콘텐츠의 인기로 전세계적 화제를 모으고 있는 'K-뷰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Z세대 모이는 압구정·성수
5일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외국인 매출이 집중된 지역 중 최근 새롭게 압구정과 성수가 떠오르고 있다. 이전에 명동과 홍대에 쏠리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보다 다변화한 것이다. 올리브영은 K콘텐츠로 한국 문화를 접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생) 외국인 관광객들은 가이드북 대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지 핫플레이스'를 찾거나 K팝 스타가 즐겨 찾는 브랜드와 식당을 찾아 한국을 여행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에서 한국 스킨케어 제품을 고르던 스위스 국적의 안나(22) 씨는 "방탄소년단의 RM을 좋아해 방학을 맞아 친구와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면서 "K팝 아이돌 화장법과 피부관리법을 따라하기 위해 올리브영으로 제품을 구입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K-뷰티 상품을 구입하려는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인근 올리브영을 찾아 한국 신생 브랜드와 중소기업 상품을 중점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상권 내 올리브영 매장의 판매 상위 상품 10개 중 8개는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로 집계됐다.
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관광상권 내 올리브영에서 가장 많이 구입한 제품은 라운드랩의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이다. 해외 뷰티 유튜버나 틱톡커들이 'K뷰티 쇼핑 리스트'에서 빼놓지 않고 소개하는 제품이 K선케어다. 해외에서는 얼굴과 전신 겸용으로 출시된 제품이 주를 이루는데 반해, 한국 선케어 제품은 제형과 보습감까지 고려한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된다.
■명동, 홍대 등 전통 상권도 강세
상권의 특성에 따라 많이 팔리는 인기 제품군은 다소 차이가 났다.
성수와 압구정 등 신생 관광상권 내 올리브영 매장에서는 Z세대 '코덕(코스메틱과 덕후의 합성어)'이 즐겨 찾는 상품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기능성 화장품과 신생 색조 브랜드, 이너뷰티(콜라겐?효소 등 섭취하는 미용 관리 제품), 미용 소도구 등이다. 리쥬란의 기능성 앰플인 '턴오버 앰플 듀얼 이펙트', 무지개맨션의 립 틴트 제품인 '오브제 리퀴드', 비비랩 '저분자 콜라겐', 메디테라피 '속살 괄사' 등이 판매 상위 목록에 올랐다.
압구정 카페거리와 도산공원 인근은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디저트숍 '누데이크 하우스'를 비롯해 '런던 베이글 뮤지엄', 도넛 전문점인 '노티드', '카멜커피' 같은 한국 Z세대의 핫플레이스가 모여 있다. 팬데믹 기간 한국 Z세대의 인기 상권으로 부상한 성수는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이는 '팝업 스토어의 성지'로 꼽힌다.
전통 관광상권 내 올리브영 매장의 인기상품군은 여전히 기초 화장품이다. 다만 이전보다는 상품군이 다양화됐다. 마스크팩 위주 구매 패턴에서 벗어나 기능성 기초화장품과 부위별 관리 제품으로 확장됐다.
피부 특성에 따라 눈가와 입술을 따로 관리하고, 제형이나 사용법을 다양화해 사용하는 재미를 부여한 상품들이다. 코스알엑스 '어드벤스드 스네일 96 뮤신 파워 에센스', 토리든 '다이브인 저분자 히알루론산 수딩 크림', YNM '레인보우 허니 립밤', SNP '콜라겐 아이패치' 등이 대표적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시장 특성상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제형이나 기능, 포장용기에 대한 피드백까지 빠르게 수용해 제품을 개발하는데, 이 같은 강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면서 세계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올리브영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대표적인 K-뷰티 쇼핑 공간으로 인식된 만큼 앞으로도 우수한 국내 신생 브랜드를 발굴해 글로벌 고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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