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찾아 노후주거지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정비가 정체돼 있던 창신동 23번지·숭인동 56번지 일대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서울의 대표적인 저층 노후주거지역인 종로구 창신역 일대가 아파트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통해 용도지역을 상향해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다. 시는 올해 75곳 신통기획안을 마무리해 주택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시가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던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
창신역 인근 2종→3종 종상향
5일 시는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총 10만4853㎡ 규모)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1종, 2종(7층), 2종 용도지역을 상향해 2종, 창신역 일대는 3종으로 바꿀 계획이다. 이 경우 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개발된다. 창신역 일대 활성화를 통해 공공시설을 고도화, 주택용지 확대 및 채석장 및 청소차량 차고지 등을 공원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신통기획안이 결정되면서 올해 말 정비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창신역 일대는 한양도성과 낙산 언덕으로 삼면이 둘러싸인 구릉지형으로 가파른 언덕 탓에 교통 및 주거환경이 열악한 대표적인 쪽방촌이다. 2007년부터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지만 2013년 구역 지정 해제됐다. 2014년 서울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미흡해 주민 불만이 누적됐다. 2021년 12월 신속통합기획 1차 대상지로 선정된 뒤 속도를 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신통기획안이 나온 만큼 이를 기반으로 구청과 조합간 정비계획 마련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조합에서) 어떻게 밑그림을 그려서 구청을 통해 서울시에 요청을 해오느냐에 따라 사업의 진척 속도가 달라진다"며 "서울시도 속도를 내서 도심 한가운데 존재하는 낙후되고 화재시 대책이 없어 안전에도 문제가 있는 주거지를 빠른 속도로 정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75곳 신통기획안 확정
시는 현재 추진 중인 신통기획은 총 82곳(재건축 20곳, 재개발 62곳)이라고 밝혔다. 이중 1차 선정지 21곳을 포함해 44곳 신통기획안을 확정했다. 44곳에 더해 올해까지 75곳 신통기획안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2024년 상반기 82곳 모두에 대한 신통기획안을 확정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만, 현재 44곳 신통기획안을 확정했지만 정비구역이 지정된 곳은 8곳에 머물고 있다. 연내 22곳 정비구역 지정이 목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통기획안과 정비구역 지정간 격차에 대해 "통상 신통기획안이 확정되고 정비구역 지정까지 6개월 내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주민의견을 반영하는 기간 등이 더해진다"며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정비계획 입안을 하려면 주민 동의 3분의 2 이상 필요하다. 공공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는 재개발 사업지 중심으로 신통기획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파트 대상인 재건축은 민간 개발 역량이 있는 반면 재개발은 사업 추진을 위한 주체를 설정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통기획은 자문방식(패스트트랙)과 기획방식이 있다"며 "재건축은 조합 등 주민들이 마련한 신통기획안을 서울시가 보완·지원하는 자문방식으로, 재개발은 서울시가 정비계획안을 주민들에게 제시하는 기획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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