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2023 푸드 페스타'. /사진=컬리
[파이낸셜뉴스] 6일 컬리의 '2023 푸드 페스타'가 열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는 입장을 시작한 오전 10시 무렵부터 5~6겹의 긴 줄이 늘어섰다. 아침부터 30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날씨 속 푸드 페스타를 찾은 사람들은 컬리를 상징하는 보라색 다회용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행사장을 누볐다. 각종 토핑을 맛볼 수 있는 '그릭데이' 시식코너에는 수십명이 긴 줄을 만들었다. 컬리가 지난 2020년 만든 자체 브랜드 '농부의 꽃' 앞에는 2~3송이씩 나눠주는 꽃을 받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컬리 가방을 둘러메고 사진을 찍는 방문객의 모습에서는 컬리를 향한 애정이 엿보였다.
컬리가 6일부터 9일까지 DDP에서 여는 푸드 페스타는 컬리 출범 8년 만의 첫 공식 오프라인 행사다. 디저트와 간편식, 신선식품 등 그간 마켓컬리 고객들로부터 사랑받아 온 85개 대표 브랜드와 130개 식음료(F&B) 브랜드가 참여해 고객과 직접 소통한다. 국내 대표적인 식품기업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을 비롯해 글루텐 프리, 비건 등 최근 소비 성향을 반영한 다양한 디저트 브랜드들을 오프라인에서 한 데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컬리 브랜드 존'에서는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바꿔 온 주요 상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행사장 한편에는 커피나 파스타, 치즈 등 대중들이 즐겨 먹는 식품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됐다.
컬리 관계자는 "그간 고객 접점이 적었던 만큼 컬리의 운영 철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컬리의 첫 오프라인 행사는 첫날 오전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방문객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컬리에 따르면 행사 첫날인 이날 정오 기준 방문객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총 4일간의 행사 기간 동안 당초 컬리 예상치인 1만5000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컬리의 이번 행사는 지난 1월 기업공개(IPO) 무산 이후 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출범 5년 만에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며 몸값을 불려 온 컬리는 지난해 IPO를 추진했으나 IPO 시장 한파에 결국 올해 1월 상장을 최종 철회했다. 2021년 말 프리-IPO를 통해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부여받았던 컬리의 몸값은 얼어붙은 IPO 시장 위기 속 1조원대까지 추락했다. 적자 구조를 개선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몸값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행사를 두고 IPO 무기한 연기 이후 컬리의 성장 가능성을 알리는 일종의 선전포고 무대라는 평가도 나온다. 컬리는 IPO를 무기한 연기한 지난 1월 당시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컬리의 최근 행보도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컬리는 지난 5월 12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고, 최근에는 하루 약 22만 박스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경기도 평택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서울과 수도권 남부, 충청권 일부를 담당하는 평택 물류센터는 컬리가 보유한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다.
컬리 관계자는 "이번 페스타를 계기로 컬리의 고객과 파트너사들이 더 잘 소통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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