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수 88개... 스트라이크 62개, 볼 26개, 볼넷 0개
상대 이중키킹 항의 + 견제 동작 항의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아
오히려 더 많은 견제 하는 근성도
KIA, 미묘한 분위기속 터진 나성범의 투런포르 70여일만에 5연승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28)가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10K 1실점을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데뷔전을 찢었다. 메디나를 대체하는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자신의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다.
산체스는 이날 선발 등판해서 7회 1아웃 상황까지 1실점에 탈삼진을 무려 10개나 기록했다. 사사구는 단 1개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훌륭한 투구였다.
야구계에서 흔히 투수의 제구력을 평가할 때 잣대로 쓰는 것은 ‘3볼에서도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투수’다. 이날 산체스가 그랬다. 산체스의 투구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변화구 구사능력. 기본적으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커터를 던지는데 그중에서도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의 비율이 높았다. 우타자가 나왔을때는 슬라이더를, 좌타자가 나왔을 때는 체인지업과 커터의 비중이 높았다. 이를 통해서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타입이다.
무엇보다 포심과 변화구 모두 제구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이날 경기를 통해서 증명했다. 제구력이 우수하면 적어도 한번에 무너지지는 않는다. 점수를 허용할 지언정 이닝을 먹어줄 수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기아에게는 나쁘지 않은 신호다.
KIA 타이거즈 마리오 산체스가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전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KIA 제공) /사진=뉴스1
이날 산체스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2~147km가 기록되었고 커브는 122~124km, 슬라이더는 123~133km가 기록되었다. 체인지업은 131~131km다. 이날 산체는 총 88개의 투구를 했는데 스트라이크가 62개, 볼이 26개밖에 되지 않았다. 굉장히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두 번째는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을 줄 안다는 것이다. 산체스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7km밖에 나오지 않았다. 프로야구 전체는 고사하고 KIA 내부에서 봐도 빠른 구속이 아니다. 하지만 이날 KT 타자들은 직구에 많은 헛스윙이 나왔다. 이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다가 갑자기 던지는 하나의 포심에 타자들이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탓이다.
여기에 이중키킹을 하기도 하고 갑자기 빠르게 던지다가 템포를 길게 가는 등 타이밍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자신의 직구를 더 빠르게 보이도록 사용할 줄 안다는 의미다. 이는 산체스가 지니고 있는 훌륭한 변화구 구사 능력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KIA 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왼쪽)가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에 첫 선발 등판해 호투를 이어가다 최수원 주심으로부터 투구폼에 관한 경고 조처를 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여기에 마지막으로 돋보였던 부분은 정신력과 근성이다. 이날 KT 이강철 감독은 마리오 산체스에 대해서 많은 항의를 했다. 가장 첫 번째 항의는 이중키킹에 대한 부분. 이중키킹 동작을 하는 것은 상관없는 데 그 동작이 일정치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주자 견제에 대한 부분. 산체스가 1루에 주자가 나가면 투구 동작에 들어가기 전에 한번 쳐다보고 다시 견제에 들어가는 동작이 있다며 강력하게 심판에게 항의했다.
투구 동작에 대한 항의이후에도 산체스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중키킹을 전혀 하지않았고, 그래도 제구력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상대의 견제에 대한 지적에는 오히려 더 강하게 반응했다. 오히려 더 견제를 많이 하면서 상대와 기싸움을 했다. kt측도 강하게 반응했고, 경기장의 분위기는 미묘해졌다. 황재균은 삼진을 당한 이후 산체스를 노려보기도 했다. 데뷔전에서 상대의 항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상당히 정신력이 강하다는 의미다.
KIA 타이거즈 마리오 산체스가 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전 도중 심판진에게 주의를 듣고 있다. (KIA 제공) /사진=뉴스1
김종국 감독은 7회 1사 후 주자가 나가자마자 산체스를 교체해줬다. 지나친 논란이 생기는 것은 데뷔전에서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도 산체스는 팀의 주축이 되어야하는 만큼, 산체스 보호 차원 및 데뷔전의 기분 상승 효과라는 측면이 강했다.
KIA는 7회초 박영현을 상대로 터진 나성범의 백스크린을 직격하는 투런홈런으로 완전히 기세를 제압했다. 기싸움에서도 사실상 승리했다.
한화는 좌완 산체스를 영입하면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산체스라는 이름에 좋은 기운이 있는 것일까. KIA의 대체 용병 산체스 또한 현재까지는 초대박느낌이 쏠쏠 난다.
경기는 KIA가 KT에 5-1로 승리했다. KIA는 지난 잠실 LG전 김규성의 홈스틸 등으로 달성한 5연승 이후 약 70여일만에 또 다시 5연승을 기록했다. KIA는 마의 수도권 원정 9연전에서 6승 2패를 기록하며 대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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