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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아랍왕자"...'킹더랜드'에 뿔난 아랍권 시청자

"바람둥이 아랍왕자"...'킹더랜드'에 뿔난 아랍권 시청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에서도 서비스되는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가 극중 아랍왕자를 전형적인 '바람둥이' 이미지로 묘사해 일부 아랍권 시청자의 불만을 샀다.

10일 방송가에 따르면 미국 비평 사이트 IMDB에서는 지난 9일부터 ‘킹더랜드’에 관한 700건 이상의 시청 후기가 올라왔다. 이 중 대부분은 10점 만점에 1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말 방송된 ‘킹더랜드’ 7∼8회에서 아랍 왕자 사미르가 등장한 것과 유관하다. 사미르는 킹호텔 본부장 구원(이준호 분)의 유학시절 동창생으로 엄청난 부호다. 그의 한국 방문에 맞춰 호텔들은 그를 유치하려 경쟁을 벌인다.

이런 가운데 구원은 집안 내 알력 싸움에 휘말려, 마지 못해 사미르에게 전화해 자신의 호텔로 와달라고 부탁한다.

이때 사미르는 나이트클럽에서 여성들에 둘러싸인 채 전화를 받고, 한국에 도착해서는 킹호텔 직원인 천사랑(임윤아 분)에게 대놓고 추파를 던진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외국인 노동자 알리 압둘을 연기한 인도 국적 배우 아누팜 트리파티가 이 배역을 맡았다. 코믹한 분위기의 드라마의 톤에 맞춰 그는 다소 가볍고 재미있게 이 캐릭터를 소화했다.

아랍권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한국 드라마가 아랍인과 무슬림을 비하했다”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고, 여성들을 탐하지 않는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 시청자는 “아랍인으로 등장한 인물은 심지어 아랍인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2021년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3'에서는 배우 박은석이 연기한 인물 알렉스 리가 굵은 레게머리와 과한 문신을 한 모습으로 등장해 아프리카계 문화를 조롱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는 K콘텐츠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과거에는 미국영화에 한국인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았을뿐 아니라 한국인이 아닌 동양인 배우가 한국인 역할을 맡아 다소 우스꽝스런 연기를 펼쳐, 이를 본 한국 시청자들이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물론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극의 성격이나 캐릭터에 따라 다소 과장될 소지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다른 문화권과 다른 나라 사람들의 정서도 헤아리며 세심하게 콘텐츠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