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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갚으려 고금리 리파이낸싱… 기업들 부담 커진다

동부건설, 10% 금리에 사모채
2년전보다 발행 이자 두배 껑충
한진·SK D&D 등도 발행 줄이어
고금리 지속에 ‘울며 겨자먹기’

빚갚으려 고금리 리파이낸싱… 기업들 부담 커진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하반기 신용도를 뒤흔들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기업들의 고금리 재조달을 꼽는다. 고금리 차환으로 보릿고개를 넘어가려는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게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 7일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표면이율은 연 5.0%에서 결정했다.

이번 발행은 차환 용도 성격이 강하다. 한진은 당장 오는 21일 200억원, 31일 3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현금으로 상환하거나 차환에 나서야 하는 형편이다.

21일 만기도래분은 2021년 7월 발행한 지속가능채권으로, 표면이율은 연 2.7%에 발행됐다. 31일 만기를 맞는 물량은 2020년 7월 찍은 회사채로 표면이율은 연 4.0% 수준이었다.

한진칼도 같은 날 100억원 규모 사모채를 연 5.3%에 발행했다.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2~3년 평균 발행금리가 연 3~4%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자부담은 더 커진 셈이다.

SK D&D는 지난 5일 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연 7.5%에 찍었다. 이달 23일 만기도래분 150억원을 차환하기 위한 용도다. 이번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2020년 7월 발행한 프라이머리 담보부증권(P-CBO)이다. 당시 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강을 통해 표면이자율은 연 2.227%였다. 2%대 금리로 조달한 물량을 7%대로 갈아타는 셈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달 29일 연 6.7%의 금리로 950억원어치 2년물 사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동부건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동부건설은 올해 모두 6차례에 걸쳐 총 27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는데 표면이율은 연 9~10.0%였다. 만기 6개월~1년물이지만 신용 리스크를 반영해 조달금리가 올라갔다.
2021년 3월 발행한 사모채 2년물 금리가 연 4.5%였던 점을 고려하면 조달비용은 두 배 이상 껑충 뒨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반기 기업들의 신용도를 뒤흔들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를 꼽는다. 특히 비우량 기업일수록 조달금리 상승 폭이 큰 만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