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토큰증권(STO)를 통해 연예 기획사 하이브 주식이 아니라 K-팝 걸그룹 뉴진스에 직접 투자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파이낸셜뉴스가 주최로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내 첫 글로벌 STO포럼 '토크노미 코리아 2023'에서 참석자들은 가 6일 STO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STO는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의 형태로 발행된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이 불가능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STO를 허용키로 했고, 전자증권법 등 관련 법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STO시대의 개막을 위한 전자증권법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국내 토큰증권 제도화의 특징은 블록체인기술의 혁신성과 투자자 보호를 조화시킨 것"이라며 "기존에 유통시킬 수 없었던 신금융투자상품을 출시할 수 있고, 이러한 상품이 다양한 장외거래중개업자를 통해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은 토큰증권 제도화를 통해 기대되는 혁신성"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의 토큰화를 통해 발행인은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고, 투자자는 다양한 자산에 대한 조각투자가 가능해져 투자자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STO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금융위원회는 토큰이 아닌, 기초자산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토큰증권 투자자의 투자대상은 그릇(토큰)이 아니라 음식(증권)"이라며 "새로운 그릇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좋은 음식을 현명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토큰증권을 통해 지금까지 허용되지 않았던 비금전신탁증권과 투자계약증권 등 비정형적 증권의 유통이 가능해졌지만 핵심은 기초자산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시장에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토큰증권 시장의 개장은 예정대로 내년 말을 목표로 추진한다. 토큰증권 시장의 핵심법안인 전자증권법은 당초 상반기 발의가 목표였지만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 과장은 "전자증권법이 발의되면 올해 하반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법안이 공포되는 시점과 거의 동시에 시행령과 입법예고를 진행하고, 곧바로 규정 변경을 예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 안에 토큰증권 관련 제도의 준비를 완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STO가 미래 금융투자시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글로벌 STO의 선두주자 폴리매스의 빈센트 카더 대표는 "무형자산과 실물자산 모두 토큰증권으로 만들어 투자할 수 있다"면서 "위스키를 토큰화하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노르웨이에서는 스파(Spa)를 만드는데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전했다.
국내 업계에서도 STO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선임매니저는 "STO 시대에는 투자계약증권을 통해 모든 것이 투자대상이 된다"면서 "조각투자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웹툰, 엔터프로젝트 등 다양한 투자자산이 등장하게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자본조달, 자산의 유동화뿐만 아니라 토큰증권을 통해 핵심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영화제작비를 토큰증권으로 조달하는 경우 1만명에게 발행하면 홍보에 적극적인 1만명의 지원군이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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