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강연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계좌관리기관 제도 도입으로
비용 줄이고 시장 접근성 높여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성과 기반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현행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토큰증권 거래 제도를 지속적으로 시험·검증하는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사진)은 12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토크노미 코리아 2023에서 "이제 막 태동하는 국내 STO 시장은 시장 신뢰성의 토양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원장은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인프라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의 필요성이 없다고 검증된 경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토큰증권의 제도화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토큰증권 제도화의 주요 내용은 △디지털 자산의 증권성 판단기준의 명확화 △전자증권법 체계에 분산원장기법 수용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 도입 △장외거래중개업 제도 도입 등이다.
신 원장은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일차적 과제로 토큰증권 거래내역이 기록되는 분산원장에 권리추정력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분산원장 기재방식을 전자증권법 체계에 수용하려는 정부의 정책은 국제적으로도 앞선 혁신적 시도"라고 전했다. 그는 "증권이 토큰화돼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발행 및 유통되면 발행기업, 투자자, 감독당국 모두에 큰 이점이 발생한다"며 "증권 발행인은 탈중앙화·탈중개인화된 증권 유통망을 통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자의 경우 다양한 자산에 대한 조각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투자자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금융감독 당국으로선 자동화된 의무 이행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규제 준수율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원장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 도입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고, 혁신적 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계좌관리기관 역할을 맡은 중개기관 확보가 어려운 발행인이 직접 계좌관리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유통이 제도적으로 허용되면 증권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다변화되고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신 원장은 분산원장기술을 증권규제 체계에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규제 부정합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개인정보 파기의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분산원장 네트워크에 대한 모니터링 및 총량관리의 효율화를 위해 일정 수준의 기술표준화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김병덕 김경아 김미희 김현정 강구귀 최두선 강규민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주미 박문수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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