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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위에 꽃… 곱창밴드가 돌아왔다 [Weekend 스타일]

헤어 품목 60% 늘렸더니 매출 50% 증가
명품 로고 헤어 액세서리도 인기
샤넬·프라다 등 큼직한 로고 핀

내 머리 위에 꽃… 곱창밴드가 돌아왔다 [Weekend 스타일]
블랙핑크 제니 출처=온라인커뮤니티
내 머리 위에 꽃… 곱창밴드가 돌아왔다 [Weekend 스타일]
아떼 바네사브루노 펄 헤어핀
내 머리 위에 꽃… 곱창밴드가 돌아왔다 [Weekend 스타일]
크고 화려한 헤어 액세서리를 강조한 '빠투(PATOU)' 2024 SS 컬렉션.


90년대 유행했던 커다란 곱창밴드가 30여년이 지난 요즘 유행하고 있다. 더 크고 화려해진 곱창밴드는 '헤어 스크런치'라는 이름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헤어 스크런치를 기작으로 헤어밴드, 빅 리본, 빅 로고 헤어핀까지 90년대 유행했던 아이템들이 지난 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Y2K 열풍을 타고 다시 주목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맞춰 올 여름 패션 업계는 헤어 액세서리 품목을 확장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개성 있는 패션을 찾는 고객 니즈를 따라 패션 브랜드의 상품 라인업이 헤어 액세서리까지 다채롭게 확장되고 있다. 엔데믹의 영향으로 여행, 페스티벌, 나들이 등이 늘면서 화려한 액세서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데다가 '패션의 완성은 헤어 스타일링'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패션 브랜드에서도 다양한 헤어 액세서리를 내놓고 있다. 또한 덥고 습한 여름 시즌과 장마철에는 축축 늘어지는 헤어 스타일에 엣지를 줄 수 있는 포인트 헤어 액세서리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실제 LF가 전개하는 브랜드 '아떼 바네사브루노'의 헤어 액세서리 품목은 지난해 대비 올해 약 60% 늘었고, 올 5~6월 매출도 이미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7~8월 본격 휴가 시즌과 야외 페스티벌 등이 몰려있는 한여름에 접어들면 헤어 액세서리 매출이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90년대 중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곱창밴드(헤어 스크런치)는 단순히 헤어 액세서리를 넘어 손목에 차는 브레이슬렛(팔찌)으로도 연출할 수 있어 새로운 패션 포인트 아이템이 되고 있다. 헤어 스크런치는 둥글고 긴 도넛 모양의 천속에 고무줄을 넣어서 만든 머리 끈으로, 다른 말로는 '헤어슈슈'라고 불린다. 헤어 스크런치는 의류에 적용하는 소재와 패턴, 로고 장식 등을 스크런치에 그대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화려한 패턴의 헤어 스크런치는 무난한 옷에 가볍게 매치만 해도 금세 화려한 룩을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아떼 바네사브루노의 헤어슈슈 제품인 '뜨왈드쥬이'는 프랑스 정원을 패턴으로 풀어낸 실크 리본 스타일로, 지난해 여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헤어슈슈와 스카프를 따로 또 같이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슈슈에 스카프로 리본을 매어주면 색다른 느낌으로 연출할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아이템이다.

Y2K 열풍의 주역으로 되돌아온 브랜드 '티피코시(TIPICOSI)'에서도 핑크, 퍼플 등의 팝한 컬러감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헤어 스크런치를 지난 5월 출시했다. 티피코시 라벨이 달려 있는 아이템으로, 복고 열풍에 힘입은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6월 말부터 판매가 가속화되며 티피코시의 액세서리 품목 중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는 인기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헤어스타일은 자주 바꿀 수 없지만 액세서리 하나로만 포인트를 줘도 새로운 무드의 스타일링을 할 수 있어, 한끗이 다른 패션을 연출하기에 좋은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샤넬, 미우미우,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의 '시그니처 로고' 장식을 앞세운 헤어 아이템도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주'를 소재로 한 아이템의 유행이 지속될 전망이다.

크고 화려한 헤어 액세서리가 의류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아이템이자 패션의 완성이 된다는 점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런웨이에서도 드러났다. LF가 수입판매하는 신명품 브랜드 '빠투(PATOU)'는 최근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진행한 2024 S/S 컬렉션 런웨이에서는 오버사이즈의 화려한 헤어 액세서리들이 컬렉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춤과 노래 그리고 여름 밤에 대한 추억을 담은 이번 컬렉션(DANCE DIARIES)에서는 댄스 무대에서 볼 법한 사틴 소재, 퍼프 스커트를 선보였으며 특히 XXL 사이즈의 '초대형 스크런치'가 눈에 띄었다. 머리 위에 과장된 불륨감의 스크런치, 헤어밴드가 강조됐고 헤어 액세서리에도 PATOU 로고가 부각됐다. 또한 비비드한 큐빅 장식의 헤어핀을 여러개 꽂아 머리 전체를 장식하는 화려한 스타일링, 거대한 귀걸이, 골드 액세서리들이 돋보였다.

아떼 바네사브루노 액세서리 사업부 관계자는 "로고가 부각되거나 진주 장식이 있는 크고 화려한 아이템이 여름 시즌 포인트 액세서리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글리터 포인트가 가미된 '샤 소재'의 풍성한 헤어슈슈도 최근 떠오르는 '발레코어' 트렌드 열풍과 함께 맞물려 올 여름 고객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어 액세서리 열풍에 기존에 없던 품목을 새로 선보이는 브랜드도 있다. 닥스 액세서리는 올해부터 헤어 액세서리 품목을 새롭게 전개하기 시작했다.
23 S/S 여름 시즌 타깃으로 닥스 여름 시즌 가방에 적용하는 패턴을 헤어 액세서리까지 확대해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기 위해서다.

이번 시즌 출시된 헤어 액세서리는, 23SS DD 패턴 실키백에 적용된 패턴과 컬러를 그대로 따온 헤어슈슈 2종과, 린넨 혼방 소재에 골드 DD 로고 장식이 있는 머리띠와 헤어슈슈 총 4종이다. 닥스 여성 액세서리 사업부 담당자는 "고객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새로운 시도로 가방에 들어가는 패턴을 헤어 액세서리에 적용해 아이템을 확장해 선보이게 됐다"며 "헤어스타일도 패션의 일부로 자리 잡은 만큼, 의류와 가방에 들어가는 여름 소재와 청량한 컬러감을 그대로 액세서리에 접목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