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 아스파탐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한 가운데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촉각을 세우고 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B군은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부여하는 등급으로 식품업계는 일단은 안도하는 모양새지만 한편으론 2B군 지정만으로도 아스파탐이 포함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커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식약처는 "술, 소고기 등도 발암물질이지만 섭취량을 고려하면 안전한 것처럼 아스파탐도 안전하다"며 국내 현행 사용기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1985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아스파탐의 열량은 설탕과 동일한 4㎉/g이지만 감미도는 설탕보다 200배 높아 설탕을 대신해 다이어트 콜라와 껌, 요구르트, 과자 등에 첨가하는 등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식품 업계에 '제로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제품에 열량을 낮추기 위한 용도로 활용됐다.
WHO의 이번 발표와 관련해 식품업계는 다행이라는 반응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체 감미료를 찾는 등 아스파탐의 함유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쵸, 감자톡 등 10여 종에 아스파탐을 사용해 왔던 오리온이 가장 먼저 나섰다. 오리온 관계자는 "WHO의 결과 발표에 앞서서 선제적으로 아스파탐을 대체할 감미료 찾기에 이미 착수했다"며 "똑같은 품질과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감미료를 찾아야 해서 검토하데 시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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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칩 초당옥수수에 극소량의 아스파탐을 쓰고 있는 크라운제과도 "대체감미료를 찾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아스파탐이 첨가된 펩시제로 3종(라임·망고·블랙)과 관련해 앞으로도 아스파탐 대체재를 사용할지 여부에 대해 글로벌 펩시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는 "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스파탐'과 '아스파탐이 함유된 음료'는 안전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또 펩시제로에 포함된 아스파탐 함량은 WHO에서 정한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매우 미미한 양이 함유되어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전혀 없다. 정부 주관부처의 향후 지침에 적극 협조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단맛과 제품 변질을 막기 위해 아스파탐을 사용해 오던 막걸리업계도 한숨을 돌렸다. '장수 생막걸리'를 생산하는 서울장수는 '달빛유자'를 제외한 제품에 아스파탐을 극소량 첨가하고 있으며 지평주조는 생쌀막걸리와 생밀막걸리 등 2종에, 국순당은 생막걸리, 대박막걸리 2종에 아스파탐을 넣고 있다.
한국막걸리협회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2B군에 포함됐는데 이는 김치 등 절임채소와 같은 등급"이라며 "대중들이 막걸리에 아스파탐이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다른 식품에 비해 미량이기에 사실 주목받는 것이 과도한 편이다. 앞으로도 막걸리 제조사들은 식약처의 지침을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막걸리 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식약처 발표를 통해 아스파탐 사용에 있어서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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