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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 쇼크… 제로슈거 시장 흔들리나

식음료업계 "사카린처럼 낙인"
감미료 기피로 번질라 대책 분주
소비자 "안산다" vs "과한 반응"

설탕 대체제로 쓰이는 '아스파탐'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했지만 정부가 기존 섭취 권고량만 따르면 큰 문제는 없다고 발표하면서 아스파탐 논란이 일단락 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대체감미료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아스파탐발 대체감미료 논란 이후 시장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오리온과 크라운해태 등은 아스파탐 대체 감미료를 찾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아스파탐의 섭취 수준만 놓고 볼때 안전성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인공감미료중 처음으로 '발암가능' 물질로 지적됐다는 꼬리표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사카린의 경우 발암물질 누명을 쓰면서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냐"면서 "이미 한번 발암물질이라는 낙인이 찍힌 만큼 리스크를 안고 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 논란이 유행처럼 번지던 '제로슈거(무설탕)'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 여부다. 대체감미료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다. WHO는 앞서 지난 5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비당류 감미료가 체중조절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당뇨병이나 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한당뇨병학회도 최근 아스파탐 논란과 관련해 "인공 감미료의 고용량 또는 장기적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비영양 감미료 사용에 대한 의견서'를 발표했다. 학회는 "인공 감미료의 고용량 또는 장기적 사용은 현 시점에서는 권고되지 않는다"면서 "최근 인공 감미료에 대한 다양한 위험성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인공 감미료 섭취에 대한 정확한 고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 논란은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추후 대체 감미료에 대해 소비자들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아스파탐을 대체한 인공감미료 역시 안전성 논란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천연감미료 시장이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스파탐과 관련한 논란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스파탐이 분류된 2B군은 인체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발암 가능성'을 의미한다. 아스파탐과 같은 2B군에는 김치 같은 절임 채소류, 알로에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가정주부 정씨는 "고등학생 아들이 그동안 제로 탄산음료를 물처럼 많이 마셨는데 이제는 되도록 마시지 못하도록 해야겠다"면서 "한박스씩 사다놨는데 이제 대량 구매는 없을 것"고 전했다. 반면 회사원 박씨는 "하루에 몇십캔을 마셔야 위험하다는데 일반적인 경우는 그럴 일은 없지 않겠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