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등 국내 통신 3사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양한 로밍 관련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SKT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해외 로밍 요금 인하를 추진하면서 통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에 다양한 5세대(5G) 이동통신 중간요금제를 내놓은지 얼마안된 통신사들이 로밍 요금마저 비싸다는 지적에 난감한 입장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 3사의 로밍 요금제 인하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앞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5월 “1주일이나 열흘간 해외에 갔다고 십몇만원을 내야 하는 것은 과해보인다”며 “로밍 데이터 요금 문제도 검토하고 협의할 계획”이라며 로밍 요금 인하를 공론화 했다.
이어 박 차관은 지난달 20일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정부에 (해외 로밍 요금 인하) 협의를 요청했다”며 “통신 사업자 간 협상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로밍 요금이긴 하지만 각국 정부가 노력하면 국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제안했고 각국 담당 차관들에게서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통신사들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양한 로밍 관련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12월 28일까지 가족이 함께 여행 갈 경우 한 명만 로밍 상품인 바로 요금제에 가입하면 온 가족이 함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가족로밍 프로모션’을 시행한다. 가족대표 1명이 3000원만 추가시 가족 최대 5명이 로밍 데이터를 함께 쓸 수 있다. KT도 내달 31일까지 KT 매장을 방문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음성 로밍 5500원 할인권’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재활용해 만든 네임택, 미니가방 등 굿즈를 로밍 이용자에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통3사는 휴가철 대목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전개하면서도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을 경계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로밍요금은 해외 통신사와 협의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통신요금과 관련된 것은 무조건 깎으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코로나19로 해외로밍 수요가 거의 없다가 이제야 회복세에 접어든 단계”라며 “이통사들의 서비스 개선으로 데이터 로밍 비용도 과거보다 크게 부담이 줄어든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들과 로밍 요금제와 관련해 협의는 하고 있는데, 일단 최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경과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며 “국내 업체 뿐만 아니라 해외 국가들과도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에 연내 뭔가 정해질 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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