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위해 '兆 단위 메가펀드' 조성해야" [제13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

패널토론.. 국내 벤처캐피털 글로벌 경쟁력 부족한 편
해외 VC와 협력 글로벌 진출 사례 늘려야.. M&A 활성화 등 엑시트 창구 확대 시급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위해 '兆 단위 메가펀드' 조성해야" [제13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
1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서 파이낸셜뉴스가 개최한 제13회 대한민국 강소기업포럼에서 좌장인 임채운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의 사회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임채운 교수,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 실장, 이병헌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류선종 인앤아웃코퍼레이션 대표 사진=박범준 기자
"벤처·스타트업은 민간 주도로 가는 것이 맞고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정부가 규제 등을 풀어 도와야 한다. 조 단위의 메가펀드 조성을 통해 대형투자를 이끌어 내면서 글로화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만한 스타트업이 창업하고 성장하고,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정책을 정부가 만들면 자연스럽게 생태계의 글로벌화가 가능하다."(이병헌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국내 대표 벤처·스타트업 전문가들은 해외진출에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대형투자가 가능한 조 단위 메가펀드 조성과 함께 투자금회수(EXIT·엑시트)를 위한 시장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성진 대표는 1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서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벤처생태계 혁신성장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제13회 대한민국 강소기업포럼 패널토론에서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보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털(VC) 경쟁력이 더 약하다"며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생존 문제와 직결된 만큼 국내 VC뿐이 아닌 해외 VC들과의 만남을 통해 글로벌화에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생존' 지원에 역량 '집중'

이날 패널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벤처·스타트업에 '글로벌화=생존 문제'라며 지원과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정부가 바뀌어오는 과정에서도 스타트업 정책은 일관됐으며, 외국에 나가서 자랑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역할에 성장했지만 민간 주도로 가야 하며 정부와 민간이 협업해야 글로벌 도약이라는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헌 교수는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스타트업 관련 정책에 시즌2를 시작했다"며 "특징은 글로벌 기업들이 벤처 창업 기획부터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어 우리도 기획부터 지원방식 등을 글로벌로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에서도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 실장은 "다만 중동과 프랑스 등에선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에 대해 잘 모르고 반대로 우리 역시 글로벌 VC들을 잘 모르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길을 터줘 글로벌 VC들과 우리 벤처·스타트업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모태펀드의 스타트업 초기 지원에는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성장 단계의 스케일업 부분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비자 문제와 EXIT 해소

이날 전문가들은 벤처 활성화를 위해 규제해소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패널토론에선 나온 문제는 '비자' 문제다.

류선종 인앤아웃코퍼레이션 대표는 "스케일업과 생존을 위해 해외자본에 대한 개방이 필요하며 비자문제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 많지만 우리나라는 인색하다"며 "엘리트 인재를 다른 나라에 뺏기지 않고 한국에서 창업하고 싶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스타트업 창업이나 취업했다가 망해도 2년간 백수로 놀고 있어도 그 비자를 유지해준다. 그 기간에 새로 창업을 하든지 취업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이 창업하기도 어렵지만 창업 후 재도약 기회를 가질 수 없다.

또 화두가 된 부분은 엑시트이다.

류 대표는 "정부는 기업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고 인수합병(M&A)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M&A는 먹튀가 아닌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내는 민간의 발전이며, 투자금을 회수한 사람들은 또 다른 투자에 나서며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 자체가 결국 엑시트를 하기 위함"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했으면 최소한 해당 기업이 엑시트를 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줘야 하고, 꼭 신주가 아닌 구주도 투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벤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실장은 "금융위원회랑 협의해서 은행들의 벤처펀드 투자비율을 완화하는 등 M&A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커지고 매력적이라는 점을 해외 VC들도 알고 있어 앞으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실장은 "해외 VC들이 한눈에 우리나라의 벤처 생태계 경쟁력을 파악하기 힘들다"며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 경쟁력 등을 담은 종합적인 통계가 없었던 만큼 오는 8월에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와 민간투자 등을 담은 종합 통계자료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강재웅 강경래 강규민 강중모 장유하 이주미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