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첨단 나노기술 공개
창에 붙이는 투명 태양전지도 선봬
20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현대차·기아 '나노테크 데이'에서 이종수 선행기술원장(부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향후 5년 내 차량 범퍼에 생긴 긁힘이 단 2시간 후면 원상태로 말끔히 복원되고, 특수 태양전지 덕에 20㎞정도는 충전없이 전기차를 몰게 되는 세상이 열리게 된다. 나노 소재를 활용한 신기술들이다.
현대차·기아는 20일 서울 명동에서 '나노 테크데이'를 열어 미래 모빌리티 실현의 근간이 될 나노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된다. 이런 미세 크기 단위에서 물질을 합성하고 배열을 바꿔 새로운 특성을 가진 소재를 만드는 것이 나노 기술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나노 기술이 산업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일으킬 것"이라며 이를 '나비 효과'에 빗댄 '나노 효과'라고 했다. 소재 단계에서부터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공개된 신기술은 총 6종이다. △손상 부위를 반영구적으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Self-Healing·자가치유) 고분자 코팅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자동차와 건물 등 모든 창에 적용 가능한 투명 태양전지 △모빌리티 일체형 탠덤(Tandem) 태양전지 △압력만으로 사용자의 생체신호를 파악하는 압력 감응형 소재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낮추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이다.
모두 다음 신차에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완성형 단계'의 신기술들이다. 신차 주기가 보통 5년 단위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028년에는 첨단 나노 소재 신기술이 적용된 현대차·기아 신차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은 자동차 소유주들에게 희소식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개발한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기술은 상온에서 별도 열원이나 회복 촉진제 없이도 2시간여 만에 상태를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차량 표면의 가벼운 흠집 정도는 2시간 정도면 자동적으로 복원된다.
전동화 차량 경쟁력의 핵심인 주행가능 거리와 충전 시간도 나노 기술로 개선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가 이날 공개한 '투명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광전 효율이 30% 이상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해 차량의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기존에도 불투명 실리콘 태양전지를 지붕 부위에 한정적으로 적용한 차량이 있었지만, 투명 태양전지는 차량의 모든 글라스에 적용돼 발전량을 늘릴 수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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