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반기 실적 4년만에 역성장.. 美공장 양산시기 2025년으로 연기
삼성, 초격차 GAA기술로 맹추격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도 4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반도체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다만, TSMC는 5나노 수요 급증 등 하반기 반도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봐 '반도체 바닥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에 맞춰 글로벌 파운드리 양강인 TSMC와 삼성전자간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전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상반기 '고난의 행군' TSMC "하반기는 긍정적"
20일 TSMC는 온라인 실적 설명회를 개최하고 지난 2·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4808억 대만달러(한화 약 19조6000억원), 세후순이익(당기순이익) 1818억 대만달러(약 7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5.5%, 순이익은 12.2%씩 줄었으며, 지난해 동기 대비 10%, 23.3%씩 감소한 수치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상황이 3개월 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라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회복이 더딘 중국의 경제 상황과 예상보다 긴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반기 인공지능(AI) 관련 매출이 많았지만 이 같은 악조건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웨이 CEO는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량 예측치도 재조정했다. 웨이 CEO는 "올해 파운드리 생산량이 약 15~17%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웨이 CEO는 지난 1·4분기에는 파운드리 사업 생산량이 올해 7~9%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는 2·4분기 업황이 예상보다 더 나빴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TSMC는 하반기 경기는 긍정적으로 봤다. TSMC 관계자는 "5나노급 주문이 폭주하고 있으며, 3나노(N3E)가 하반기 양산될 것"이라며 "가장 먼저 경기 회복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공장 지연설이 제기된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대해 리우더인 TSMC 회장은 인정했다. 리우 회장은 "현지에서 숙달된 직원을 채용한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당초 양산 시기를 2024년 말로 정했으나 2025년으로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TSMC 2나노 대전 열리나
하반기 반도체 반등 기대감이 나오면서 TSMC와 삼성전자의 '나노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 모바일용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으로 2026년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2027년에는 오토모티브용 공정을 도입해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 분야 확대 등 신소재를 활용한 화합물반도체 시장도 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나노 공정 양산을 TSMC보다 6개월 먼저 시작할 수 있게 해준 1등 공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TSMC는 2나노부터 GAA 공정을 채택할 예정이어서 초반 수율(양품 비율)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어려운 시기에도 연구·개발(R&D) 비용은 줄이지 않았다"면서 "파운드리는 수율이 핵심으로 양측의 R&D 역량이 총집약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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