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체 대출 131조까지 급증.. 10개사 소집해 '리스크관리' 경고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금융권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심각성을 경고했다. 또 증권사에 부실채권 상각 등을 주문하면서 부실 우려가 높은 사업장 대출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두고,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책을 미리 챙기라고 요구했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는 2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증권사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리스크 관리 강화 간담회'에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자산건전성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부실채권은 조속히 상각해야 할 것"이라며 "사업성 저하로 부실이 점쳐지는 PF대출은 외부 매각이나 재구조화 등을 통해 신속히 정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은 15.88%에 달한다. 2020년 말(3.37%), 2021년 말(3.71%) 대비 10%p를 훌쩍 넘게 치솟았다. 지난해 말(10.38%)과 비교해도 5.5%p 뛰었다.
금융권 전체 부동산 PF대출 잔액 역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2020년 말 92조5000억원에서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2022년 말 130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 3월 말에는 131조6000억원으로 불과 3개월 새 1조3000억원이 늘었다.
손실흡수능력 확보도 언급했다. 황 부원장보는 "대출만기 연장, 인허가 지연 등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브릿지론(개발사업 초기 대출)에 대해선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야 한다"며 "부도율(PD) 적용 시 최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과 부실 확대 가능성을 반영해 금액 산정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최근 우려가 높아진 해외 대체투자는 건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방식이 많아 특히 유의해달라고도 했다.
황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 상당 부분은 투자자에게 '셀다운'한 경우가 많다"며 "부실 발생 시 담보, 보증, 보험, 등 권리 구제장치가 작동할 수 있는지 재확인해달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10개 증권사 최고리스크책임자(CRO) 및 기업금융(IB) 담당 임원들은 금감원의 문제인식과 대응방안 방향성에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조치를 통해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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