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시작한 가상자산 펀드 운용 규모 축소 결정
WSJ "세쿼이아캐피털 브랜드 심각한 타격" 지적
세쿼이아캐피탈. /사진=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VC(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이 가상 자산 펀드를 포함한 두 개의 주요 VC 펀드의 규모를 축소했다. 광범위한 스타트업 침체로 세쿼이아 캐피털도 투자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쿼이아캐피털이 운용중인 가상자산 펀드 규모를 최근 5억 85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로 줄였다고 전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9억 달러 규모의 생태계펀드도 4억 5000만 달러로 삭감했다.
이 결정을 내린 뒤 세쿼이아캐피털은 펀드 투자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변화된 시장상황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펀드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 붕괴 후 좀 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펀드 규모를 줄여 이 자금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오랫동안 실리콘밸리 최고의 VC로 여겨져 온 세쿼이아캐피털은 기술 투자 시장의 변화에 맞춰 투자를 조정해 경쟁사보다 앞서 나가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WSJ는 세쿼이아캐피털이 최근 좌절을 겪으며 수년 만에 처음으로 세쿼이아캐피털이라는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거래소 FTX에 1억 5000만 달러 투자가 대표적이다. 세쿼이아는 이 투자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이례적으로 사과를 했다.
최근 세쿼이아캐피털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미국과 유럽 사업을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분리한 것이다.
세쿼이아캐피털은 내년 3월까지 회사를 미국과 인도, 중국 3개의 독립 법인으로 쪼갤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알렸다. 그렇지만 미국 의회와 백악관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세쿼이아캐피털에서 거의 40년 동안 근무한 회장 마이클 모리츠가 이달 초에 물러났다.
이달 초 거의 40년 동안 근무한 세쿼이아캐피털에서 물러난 마이클 모리츠 회장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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