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샵이 지난 3월 선보인 '크로스 라이브' 방송 장면. TV와 모바일에서 동시 생중계된다. /사진=GS샵
[파이낸셜뉴스] 좁아진 TV 위상과 코로나 종식 후 늘어난 바깥 활동으로 매출 둔화를 겪고 있는 TV홈쇼핑업계가 높은 송출수수료 부담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해야 하는 '채널 자릿세' 부담은 홈쇼핑업계 매출이 쪼그라들면서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중소기업 판로 지원'이라는 TV홈쇼핑 출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송출수수료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커지는 '자릿세' 부담...방송 매출은 '뚝'
8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직매입 상품 매출과 협력사에서 받는 판매수수료 매출을 합산한 방송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2018년 60.5%, 2019년 56.6%, 2020년 52.4%, 2021년 51.4%로 꾸준히 하락세다. 반면 TV홈쇼핑업계가 지출한 송출 수수료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906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1조4304억원)과 비교해 33.3% 증가한 수치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커지는 송출 수수료를 부담하려면 판매수수료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커진 송출 수수료 부담으로 홈쇼핑업계의 설립 취지인 '중소기업 판로 지원'과도 멀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이 IPTV 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케이블TV 업체)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일종의 '채널 자릿세'로, 홈쇼핑업체에는 필수로 지출되는 비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 수수료는 판매수수료율에서 절반 이상(50.4%)을 차지한다. 카드수수료(8%) 물류비(5.8%), 콜센터 수수료(5.3%), 방송통신발전기금(1.6%)을 더해도 송출 수수료에 못 미칠 정도로 많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업계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해묵은 갈등 거리지만,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홈쇼핑업계는 2017년 본격적인 T커머스 채널 등장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악화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료방송사업자 측은 한정된 채널에 진입하려는 곳은 많아진 만큼 송출수수료 가격은 시장 논리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홈쇼핑업계는 방송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업계는 TV와 모바일에서 동시 생중계되는 '크로스 라이브'를 도입하고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상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역부족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현대홈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36.4% 감소한 177억원을 기록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 수수료는 다시 방송채널사업자(PP)의 콘텐츠 사용료로 사용된다"며 "홈쇼핑업계의 송출 수수료 문제는 전체 방송 사업의 건전성 문제와도 직결되는 만큼,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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