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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공청기 등 집안으로 들어온 반도체 기술

시노펙스, 반도체 필터 기술 적용해 정수기 출시
같은 필터 기술로 '시노텍스' 마스크 생산도
신성이엔지, 반도체 장비 응용해 공기청정기 진출
에어샤워·의류관리시스템 등 응용 제품 확장 중
"반도체 기술, 가전에 적용하기에 진입장벽 낮아"

정수기·공청기 등 집안으로 들어온 반도체 기술
시노펙스가 만든 '시노텍스 정수필터'. 시노펙스 제공.
정수기·공청기 등 집안으로 들어온 반도체 기술
신성이엔지 천장형 조명일체 공기청정기 '퓨어루미'. 신성이엔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을 활용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분야에 진입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시노펙스는 오는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코리아빌드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하고 정수기 일종인 '시노텍스 앱솔루트 정수필터'를 공개했다.

한국물기술인증원으로부터 KC위생안전기준 인증을 받은 이 제품은 주방 싱크대, 욕실 세면대 등 수전에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첨단 필터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MDA(Meltblown Depth Absolute)' 필터로 수돗물 배관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순물을 걸러주고 △대용량 카본블록 필터로 잔류염소와 각종 중금속을 흡착하며 △'PES(Polyethersulphone)' 멤브레인 필터로 박테리아와 미세플라스틱까지 걸러낸다.

시노펙스는 우리나라 필터산업 태동기인 지난 1985년부터 필터 연구·개발(R&D)에 나섰다. 그 결과, 이전까지 전량 외산에 의존해온 반도체 화학·기계연마(CMP) 공정용 필터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아울러 멤브레인 필터 기술을 활용해 '시노텍스' 브랜드로 마스크도 만든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검증 받은 필터 기술력을 앞세워 정수기 등 가전을 비롯해 제약·바이오, 식·음료 등 다양한 분야로 필터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장비 기술을 가전 분야에 확대 적용한 사례다. 이 회사는 천장형 공기청정기 '퓨어루미'를 시중에 판매 중이다. 퓨어루미는 3중 필터시스템으로 미세먼지를 99.95%까지 제거하며 유해가스와 냄새 역시 없앨 수 있다. 특히 천장에 설치해 청정한 공기를 사각지대 없이 360도 전 방향으로 보낼 수 있다. 아울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일체형으로 구성하는 한편, 바닥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 공간 효율도 높다.

신성이엔지는 지난 1977년 설립한 이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클린룸 장비에 주력하며 성장해왔다. 특히 반도체는 미세먼지에 의해 제품 수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반도체를 만드는 공간인 클린룸 내부에 미세먼지가 하나도 없도록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장비인 '팬필터유닛'(FFU)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60% 이상을 점유한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 클린룸 장비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공기청정기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가전 분야로 확대하는 중이다. 퓨어루미를 비롯해 퓨어게이트(에어샤워), 퓨어클로젯(의류관리시스템) 등 가전 사업을 위해 별도로 계열사 위니케어를 설립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이미 기술력을 검증 받은 기업들에 있어 가전제품 분야는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을 수 있다"며 "다만 일반 소비자(B2C)를 대상으로 하는 가전제품 사업은 영업·마케팅 등에 있어 종전 기업 간 거래(B2B)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