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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重' 품은 HD현대·'HSD엔진' 단 한화…선박엔진 달군다

HD현대, 중소형 엔진까지 확대
한화, 선박 건조·엔진 제작 가능
수직계열화로 원가절감 등 효과
친환경 엔진 개발경쟁 치열할듯

'STX重' 품은 HD현대·'HSD엔진' 단 한화…선박엔진 달군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놓고 맞붙었던 HD현대와 한화가 선박 엔진 분야에서도 기업인수합병(M&A)에 잇따라 나서면서 양강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조선-엔진으로 이어진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원가절감과 납기 경쟁력을 높여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1일 중소형 선박 엔진 제조사인 STX중공업을 인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와 본계약을 체결해 STX중공업 지분 35%를 보유한 1대 주주로 올라섰다.

STX중공업은 중소형 선박엔진 전문 기업으로, 선박용 디젤엔진과 DF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는 STX중공업을 품으면서 중대형 엔진뿐 아니라 중소형 엔진까지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게 될 전망이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1위 엔진업체(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를 가지고 있어 대형 엔진 제작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이중연료엔진, 디젤엔진 등 제품별 생산라인을 전문화할 것"이라며 "공정 효율화를 꾀하고 생산능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승리한 한화그룹도 HSD엔진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HSD엔진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후 지난달 최대 주주인 인화정공과 신주인수 및 주식매매계약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화그룹이 한 지붕 아래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과 HSD엔진을 모두 품게 되면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을 아우르는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조선사들이 앞다퉈 선박 엔진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은 조선·엔진 수직계열화로 원가 절감·납기 준수 등이 쉽기 때문이다. 특히 엔진은 선박 건조 원가의 10~15%를 차지하는 핵심 기관으로 해당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엔진 업체를 인수하면 친환경 선박 시장도 쉽게 공략할 수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엔진사 인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해양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해양플랜트 사업 등 강점 분야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와 한화의 친환경 엔진 개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영훈 영남대 조선해양학과 교수는 "선박 엔진 기술은 탄소 감축과 직접 연관되기에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해양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상황에서 친환경 기술 개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며 "스마트, 친환경 동력 기술이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