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대차그룹, '반도체 설계 대가' 짐 켈러와 손잡았다

테슬라,애플,AMD서 반도체 설계 주도한
짐 켈러가 세운 캐나다 텐스토렌트에 투자
"자율주행시대, 고성능 반도체 확보 필요성 확대"

현대차그룹, '반도체 설계 대가' 짐 켈러와 손잡았다
현대차그룹 GSO 담당 김흥수 부사장(사진 오른쪽)과 텐스토렌트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만나 투자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캐나다 소재 인공지능(AI)반도체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5000만 달러(약 642억원)를 투자했다. 자동차가 기계에서 전자 장비의 집합체로 변모하고 있어 고성능 반도체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반도체 개발실을 신설하고, 외부 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한 반도체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인 텐스토렌트에 3000만 달러(약 385억원), 기아는 2000만 달러(약 257억원)를 각각 투자했다. 텐스토렌트가 최근 모집한 투자금 총 1억 달러 가운데 50%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적 인물로 알려진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다. 짐 켈러 CEO는 과거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AMD에선 PC용 CPU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했다. 테슬라에서도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작업을 이끈 바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번 투자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최적화한 반도체 역량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를 열려면, 중앙처리장치(CPU)와는 별개의 반도체 기술이 요구된다. 여러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병렬연산을 수행, 사람의 뇌처럼 인지·판단을 하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AI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텐스토렌트의 CPU, NPU 설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쓰일 맞춤형 반도체를 공동 개발할 방침이다. 텐스토렌트 짐 켈러 CEO는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글로벌 3위 자동차 메이커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을 인상깊게 지켜봐왔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김흥수 부사장은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미래 모빌리티에 최적화하면서도 차별화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외부 업체와의 반도체 협업 체계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