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티엔씨, 작년 1000억 EB 발행
투자자들 지난달 300억 행사 후
시장에 물량 풀리며 주가 17%↓
남은 물량 나올땐 추가 급락 우려
에코프로그룹 오너 일가가 소유한 이룸티엔씨 교환사채(EB) 투자자들이 에코프로비엠 주가 급등으로 7개월여 만에 400%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EB 투자자들이 지난달 26일 EB 교환권을 대거 행사한 때문이다. 교환권 행사 이튿날(27일)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급락하면서 오버행 이슈가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룸티엔씨가 지난해 12월 발행한 EB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300억원 규모의 교환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룸티엔씨는 1000억원 규모로 EB를 발행했으며, 표면이율은 0%, 만기보장수익률은 연단위 복리 3% 수준이다. 투자자로선 만기일인 2026년 12월 1일까지 보유할 경우 원금의 112.55%를 보장받을 수 있고, 교환권을 행사하게 되면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EB 투자는 사모방식으로 진행돼 구체적인 투자자가 누구인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B는 사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발행회사가 보유한 제3의 기업 주식 혹은 자사주와 교환하는 회사채다.
이룸티엔씨가 발행한 EB의 교환대상은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기명식 보통주다. 교환가격은 1주당 12만5000원이으로, 교환청구권 행사는 올해 1월 1일부터 가능했다. 행사비율은 100% 수준이다. 행사주식은 24만주로 잠재 매도 물량으로 시장에 나온 셈이다.
이룸티엔씨가 EB를 발행할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교환가격에 못 미치는 11만원대였으나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지난달 25일 46만20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급등했음에도 EB 투자자들은 교환권을 행사하지 않고 버텼다. 그리고 채권투자 약 7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EB 300억원어치에 대해 교환권을 행사했다.
문제는 교환권 행사 다음날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17.25% 폭락했다는 점이다. 이날 주가는 37만6500원으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EB 교환권 행사에 따라 에코프로비엠의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룸티엔씨 EB 투자자들이 보유한 채권잔액은 700억원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B 물량이 남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EB 잔액이 700억원 수준이다. 주식으로 교환되면 약 50만주가 잠재적인 매도물량으로 시장에 풀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EB 교환권 행사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주가 고평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001년 설립된 이룸티엔씨는 경영정보 제공, 인사·급여업무 아웃소싱 등을 주로 한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과 배우자 김애희씨가 각각 20%, 자녀 이승환·이연수씨가 각각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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