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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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잭서포트(하중분산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 화정아이파크 현장 붕괴사고, GS건설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등이 무량판 구조와 관련돼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LH공사 현장 전수조사를 한 결과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도 전단보강근을 빼 먹거나,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토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전국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도 전수조사 한다고 합니다.
주거동도 무량판 구조 적용...국토부, 전수조사 나서
사진=뉴스1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하 주차장 뿐만 아니라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가 사용되었다고 하니까 입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는데요. 과연 주거동의 무량판 구조는 문제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엄청난 부실시공이 아닌 이상 주거동의 무량판 구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건축물 구조를 볼 때 엘리베이터와 비상계단·화장실이 있는 부분을 코어라고 합니다. 대부분 이 코어가 건축물 전체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잠실 롯데 초고층 타워도 공사할 때 보면 코어 선행공법으로 코어가 먼저 올라가면서, 나머지 층들이 따라서 시공이 됩니다.
즉, 웬만한 건축물은 이 코어가 건물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에 아주 심하게 부실 시공이 된 부분이 없는 한 무량판 구조라고 해서 무너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경우 기존 설계된 부분 위에 변경된 설계가 적용되고, 또 이를 시공할 때 콘크리트가 충분히 양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사를 했기 때문에 무너진 것입니다. 단순히 무량판 구조라서 무너진 것이 아닙니다. 다시 말하면, 이미 완공이 된 무량판 주거동의 경우 무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무량판이 지하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다면 과연 위험할까요.
역시 아파트의 코어가 주차장 밑의 기초 부분까지 그대로 연결돼 건축물 전체를 지탱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즉, 이번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처럼 부분적으로 부실 시공돼 무너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파트 주거동이 붕괴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국토부의 '장수명아파트' 기준에서 100년가는 1급 장수명아파트는 라멘 구조입니다. 2급 장수명아파트가 바로 무량판 구조입니다. 오히려 국내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비용절감은 물론 장수명 성능, 건설 폐기물 절감 등을 위해 조금 더 많이 채택됐습니다.
현장 늘어났는데...'돌아오지 않는 전문인력'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철근 누락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예전에는 철근을 현장에서 조금씩 빼 먹어도 건물이 멀쩡했었는데 왜 요즘은 문제가 될까요.
필자도 예전에 직접 구조설계 실무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는 프로그램이 아닌 수작업으로 X축, Y축을 따로 계산하면 기둥 있는 부분의 철근이 중복 계산이 됩니다.
즉, 몇 개 빼 먹어도 문제가 없었죠. 하지만 국내에서 개발된 세계 최고의 구조설계 프로그램 ‘MIDAS’ 등은 완벽하게 3차원으로 구조설계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조금 빼 먹으면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최근 사고 난 현장의 경우 코로나 이후에 공사를 했던 현장들이 대부분입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외국의 전문 건설인력들이 국내에 못 들어오게 됐습니다. 특히 말이 통하는 중국 조선족 노동자들이 비자 만료로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스스로 알아서 공사를 잘 하는 전문인력이 확 줄었습니다.
반면, 코로나 이후 저금리·유동성 덕분에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착공 현장은 급증했습니다. 즉, 현장은 많은데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무량판 구조는 전문인력이 시공해야 할 만큼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하는데, 이런 전문인력이 부족하니 콘크리트 타설 등에서 철근을 빼 먹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즉, 코로나 이전에 골조가 완성된 무량판 구조체는 지하든 지상이든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요즘 많은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만, 실제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가 사용됐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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