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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고객문의 수만개 뜯어보니 개선점 보였죠"

김진수 롯데온 CV팀장
고객불만 가장 먼저 만나는 CV팀
배송문의부터 반품사유까지 살펴
구매자 관점으로 문제점 찾아내

[fn이사람] "고객문의 수만개 뜯어보니 개선점 보였죠"
롯데온의 고객센터는 'CV(customer value)'팀이 맡고 있다. 더 친숙한 CS(customer satisfaction)의 '만족' 대신 '가치'를 쓴 건 CV팀이 단순 고객 만족에 그치지 않고 고객 가치를 구현하는 것을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삼기 때문이다.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만난 김진수 롯데온 CV팀장(사진)은 팀의 역할에 대해 "고객들이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메일을 보내고, 글을 남기는 건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건건이 해결하기보다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점검해 서비스와 프로세스,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관부서와의 소통을 통해 개선하는 역할이 더 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는 배송 알림 문구를 구매자 관점으로 바꿔 배송 관련 문의 건수를 확 줄인 것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7~9월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빵 기획전을 세 차례에 걸쳐 열었다. '8월 1일부터 순차 발송된다'는 문구에 담긴 1일부터 배송 문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CV팀은 이 문구를 '8월 10일까지 도착'이라는 구매자 관점으로 바꿨다. 김 팀장은 "관점을 고객 중심으로 바꾼 뒤 배송 기한으로 알렸던 10일보다 일찍 도착하면 고객 만족도가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서비스 결함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선 그간 쌓인 데이터를 분류하고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CV팀은 2020년 4월 롯데온 출범 때부터 수년간 쌓인 수만 개의 반품 사유, 단순 질문 등 고객 문의 글 수만 개를 전부 뜯어봤다. "언제 배송되나요?" 같은 단순 문의부터 "삼겹살에 비계가 너무 많다"는 반품 사유들은 모두 '레벨'에 따라 차등 분류됐다.

김 팀장은 "서비스 결함을 규정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프로세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며 "발견한 결함이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유관부서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경영진 회의에 직접 참여해 보상 체계 마련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했다"고 말했다. 배송 알림 문구를 바꾼 것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쳤다.

롯데온은 '실시간 문제 파악'을 위해 CV팀을 구심점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상품별 하자율 기준을 정해 이 기준을 넘어서면 유관 부서에 공유된다. "파스타 소스 뚜껑이 열린 채 배송됐다"는 반품 사유가 반복적으로 접수됐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파스타 소스를 뽁뽁이(에어캡)로 감싼 후 배송 박스에 넣고 던지는 충격 실험을 해봤더니, 3개 중 1~2개의 뚜껑이 열렸다. 김 팀장은 "유관부서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즉각적으로 판매 중단, 문제 개선, 재판매 등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CV팀은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서비스의 선제적 발굴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고객이 기대한 것만큼 배송이 빨리 이뤄지지 않아 주문을 취소하는 것이라면, 사유를 발 빠르게 파악해 판매자에게 빠른 배송을 요청하는 등 세밀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식이다.

김 팀장은 "고객의 불만을 제일 먼저, 가장 빠르게 접하는 것이 CV팀"이라며 "고객의 기대에 맞는 작지만 효과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