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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낸 엔터주, 하반기는 더 좋다… 주가 반등 기대감

'빅스타'에 의존하던 엔터주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면서 실적 우려를 지우고 있다. 지난달까지 바닥을 다진 주가도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이브는 전 거래일 대비 4.60% 떨어진 2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9.4% 증가한 1조316억원, 영업이익은 6.8% 늘어난 1399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반기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2·4분기 매출액은 6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늘었고, 영업이익은 813억원으로 7.9% 줄었으나 시장 전망치(704억원)를 웃돌았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이틀 연속으로 뒷걸음질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요 투자 포인트였던 '위버스' 멤버십 출시가 내년으로 지연된 점이 단기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날 코스피·코스닥지수가 1%를 넘는 상승세를 보었으나 엔터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이브뿐만 아니라, 에스엠(-1.88%), JYP Ent.(-0.62%)의 주가가 하락했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만이 0.49%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수급 쏠림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수혜를 본 엔터주들이 단기 조정을 겪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반기 전망은 장밋빛이다. 실적 반등세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올해 연간 매출은 2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세븐틴' 'TXT' '뉴진스'의 고성장과 1년 내 3~4팀의 신인그룹 데뷔 후 흥행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상향 가능성을 제외해도 오는 2025년까지 시가총액 16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에스엠(SM)은 올해 2·4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 상승에 불이 붙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0% 증가한 2398억원, 영업이익은 81% 늘어난 357억원으로 예상치(312억원)를 10% 이상 상회했다.

하반기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올해 3·4분기 에스엠의 영업이익은 475억원, 4·4분기는 4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9.6%, 87.1%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카카오의 매입 가격보다 높은 17만원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SM이 레벨 업 단계에 진입,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JYP의 2·4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증권업계는 JYP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부터 나온 10개의 JYP 관련 증권사 보고서 가운데 8개가 목표주가를 올렸다.
가장 높게 제시한 신한투자증권(16만5000원)의 지인해 연구원은 "JYP는 엔터사 중 유일하게 한·중·일에서 현지 아이돌을 개발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스타 의존성이 강한 엔터주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고 있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자체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에스엠은 카카오 등을 통해 각각 '엔터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